석재 사업에 뛰어 들어 38년 동안 석재와 더불어 살아온 사람으로서 최근 경주의 몇 몇 작품이 안타깝게 변해 간다는 생각에서 여기 몇 자 적어 본다.
세계의 석제 마감을 보면 이태리나 유럽 문화는 마감 대부분이 연마(표면 광처리) 마감으로 이태리의 세계적인 작가 미켈란젤로 작품 다비드상도 역시 표면은 연마 기법으로 석재 표면을 반짝 반짝 광을 내는 마감이다.
중국이나 대만 같은 경우는 마감과 상관없이 형태 위주의 작품이 대부분 이고 일본의 석제 마감은 날망치(고다대기)를 이용해 석재면을 선으로 표현 하는 기법으로 돌의 마감을 짓는다.
우리 한국의 석조 문화는 1300여년 전 석굴암과 다보탑 석가탑의 마감 역시 도투락 잔다듬 마감으로 정으로 다듬거나 도투락 다듬(표면을 볼록 하게하는 마감)이 우리의 돌 마감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이 마감은 만져 보면 까칠해 보이나 우리의 눈으로 볼 때에는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우리 문화가 눈에 익어서 그러 하리라 생각해 본다.
우리 경주의 과거 팔우정로타리 주변의 실버들 및 도로 경계석이 떠오르고 아직 몇 몇개는 남아 있지만 많이 회손이 된 것 같고 또 40년 전에 오릉서편 금성로의 경계석은 본인이 직접 참여해 정과 도트락망치 만으로 다듬은 돌이 아직 까지도 그 위치를 잡고 있는 것은 돌이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 경주의 몇몇 석조물은 우리 경주와 너무나 동 떨어진 마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불국사 로타리의 분수와 황성 공원의 타임캡술도 천년 뒤를 생각 하면서 남긴 작품인지가 의심스럽다.
우리 경주의 역사가 오래도록 지속이 되려면 신라의 마감을 찾아 후손들 에게 물려주고 그 역사에 걸맞은 작품들을 이 시대에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