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22일 새 운영체제 윈도7을 전 세계 시장에 동시 발매한다.
MS는 이미 주요 컴퓨터 제조업체에 윈도7을 배포한 상태다.
이렇게 제조업체에 미리 배포하는 제품을 `RTM(Release to Manufacture)`이라고 부른다.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RTM으로 제품을 만들어 뒀다가 정식 발매일에 맞춰 윈도7을 탑재한 컴퓨터를 팔기 시작한다.
미리 테스트 제품을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대체로 "MS가 만든 운영체제 가운데 가장 가볍고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화면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UI)이 애플의 아이팟을 연상케 한다는 것.
MS가 전작인 윈도 비스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윈도7`을 Digital Biz가 먼저 사용해 봤다.
◆운영체제 그 이상의 프로그램 종합선물 세트
먼저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윈도7을 새로 깔아 보았다.
설치 작업에 걸린 시간은 대략 20분. 부팅에 걸리는 시간은 40초 정도였다.
반면 비스타에서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때에는 꼬박 2시간이 걸렸다.
업그레이드 하기 전과 후 부팅 시간은 55초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 마이크로소프트 발머 사장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윈도7’에 기반한 새로운 모바일 운용체제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찬찬히 윈도7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뜨는 창이 반투명해 깔끔해 보인다.
먼저 기본으로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쭉 살펴보았다.
윈도7을 설치하면,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나서 깔아야 할 프로그램 목록이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윈도7이 웬만한 응용프로그램은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zip`이란 확장자로 끝나는 압축 파일을 풀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자격증명관리자`는 내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나 대신 기억해 준다.
`윈도 디스크 이미지 버너` 프로그램도 들어가 있다.
과거 빈 CD에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선 `네로` 같은 CD 제작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네로`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또 화면의 일부 혹은 전부를 사진 찍듯이 파일로 만드는 프로그램도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다. `스냅샷` 같은 전문 프로그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더욱 강력해진 기본 프로그램들
예전부터 있던 기능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먼저 윈도 운영체제에 들어 있는 동영상·음악 재생프로그램인 `미디어플레이어`가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미디어플레이어는 무거운 데다 인터넷에 쌓여 있는 다양한 동영상을 재생하지 못해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윈도7에 들어 있는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12`는 예전의 미디어플레이어가 아니었다. 10여편의 영화를 재생해 봤지만 모두 문제없이 돌아갔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다.
예를 들어 과거 윈도에 들어 있던 계산기는 덧셈, 뺄셈이나 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윈도7에 들어 있는 계산기는 공학·통계·프로그래밍용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윈도7에 기본으로 딸려 오는 프로그램만 사용해도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윈도7의 다양한 실행화면들. 고전적인 윈도 프로그램 실행창은 각이 지고 불투명했지만 윈도7 실행창은 반투명하고 둥글둥글해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윈도XP 업그레이드 불가능, 검증 끝나지 않은 호환성은 문제
반면 기대했던 멀티터치 기능은 생각보다 실용성이 떨어졌다.
윈도7은 최대 57개 터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터치 기능이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두 손, 열 손가락으로 여러 개의 창을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수정·가공하는 것처럼 멀티터치 입력을 통해 여러 개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태블릿PC에서 실제로 멀티터치 기능을 써 보니 마음먹은 대로 작업하기가 어려웠다.
창이 너무 작아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려면 엉뚱한 곳을 짚는 경우가 생긴다.
인식률도 좋지 않은 편이다. 차라리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쪽이 훨씬 빠르고 간편하다.
또 현재 국내 MS 운영체제 사용자의 80%가 사용하는 윈도XP를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MS측은 "윈도 비스타가 깔린 PC는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윈도XP는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운영체제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현재 사용하는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문제없이 쓸 수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내가 즐기는 게임이 윈도7에서 돌아가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한국MS는 7일 현재 주요 100개 게임 가운데 85개 게임의 호환성 테스트를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서든어택·스타크래프트·피파온라인2·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등의 테스트가 끝났다.
한국MS 백수하 이사는 "14개 시중 은행 가운데 12개 시중 은행의 인터넷 뱅킹 시스템의 테스트를 마쳤다"며 "제품 출시 전 주요 은행 인터넷 뱅킹 시스템과 호환성 검증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