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달구듯 퇴화된 기계가 힘겹게 전동기의 벨트에 메여 끌리듯 돌아 간다.
시간의 사선에 엮여 돌고 돌아 오늘도 그 자리에 또 돌아온 하루를 시작한다.
무쇠 솥에 넣는 건 나의 한이요 끓이는 건 나의 청춘이다.
끓이고 태워도 녹지 않는 내 삶의 한은 더 커져만 가고 닳아 없어진 청춘은 기약이 없다.
이젠 늙어 주름진 육신의 생기나마 원염의 불로 살라 내속의 한을 사른다.
묵묵히 무쇠 솥은 말하고 있다. 시간 앞에 조급한 만큼 한도 커져간다고.
끓여 튀겨놓은 한은 한소쿠리의 박상처럼 커져가지만 비워진 무쇠 솥은 쇠의 본질로 돌아 간고.
사진은 중앙시장에서 뻥튀기 아저씨가 묵묵히 곡식이 익어가길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