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경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 관광형 도시로 수 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런 경주시에서 나고 자라온 사람들의 기억에는 상당부분 중심권과 관련된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20년 전에는 시민들이 “대왕극장 앞이나 아카데미 극장 앞에서 보자”고 하며 약속을 잡던 것이 의례적 이였다. 하지만 도시가 확장되다 보니 도심에 있는 각종 음식점과 레스토랑, 커피숍이 동대 사거리 및 황성동으로 이전해 버렸다. 이젠 젊은이들이 약속을 잡으면 으래 동대 사거리에서 보자는 형태로 변해 버렸다. 현재 중심권은 시청의 이전, 주거단지의 확장 등으로 인해 더욱더 약화되고 쇠퇴하고 있음을 우리는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중심권의 쇠퇴는 비단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타 시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다. 그러기에 타 시에는 원도심 살리기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왜 중심권을 살리기에 타 시에서는 고민하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중심이 가지는 역할 때문이다. 도시의 중심권이 가지는 역할은 행정적,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인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형성돼 도시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된다. 중심이 몰락하게 되면 이런 주요 기능들이 마비돼 인체로 표현하자면 피가 돌지 않는 신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각 도시들은 원도심 살리기에 모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의 경우 새로운 주거공간지역이 개발될 때에 상업적 시설허가가 나지 않게 법으로 막고 있다. 즉 원도심의 상권시설을 유지해 중심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신도시 설치 때 우후죽순 늘어나는 상업시설물을 허가 해 원도심 기능을 죽여 버리는 정책과 많은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도심 살리기와 관련 부산시의 경우 피난민 시절부터 중심으로 자리잡은 광복로가 그 이후에 생긴 신주거단지 확장으로 제 역할을 상실하자 대책으로 구청과 상인 및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광복로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현대화시설 및 각종 마케팅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또 ‘광복로 시범사업단’이라는 명칭으로 구청에서 별도의 부서를 신설해 광복로 활성화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광복로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매년 15% 이상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비록 부산만이 아니라 전주, 포항, 울산, 대전 등의 많은 타 도시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지금 시의 중심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케이드, 노면경관사업, 간판정비 등의 시설현대화사업과 더불어 이벤트 활성화, 공동쿠폰, 공동 마케팅 등의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과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청과 상인 및 전문가 그룹이 공동 구성된 ‘중심상가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설립하는 일이다. 중심권 활성화가 시청이나 상인만의 단독적인 문제가 아님은 자명하다. 그러하기에 한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기구가 있을 때 활성화의 방향을 수립하고 시행까지 가능해 질 수 있다. 현재 도심활성화 추진위원회가 있지만 성격이 도심 전체를 포괄하고 있어 중심상권활성화의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광복로 활성화 추진위원회처럼 목표를 정확히 하고 집중할 수 있는 위원회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에 중심상가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경주의 중심인 중심상가를 현재와 같이 방치해 쇠퇴가 가속화 되면 회복하는 시간과 투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중심상권 활성화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것처럼 추진위원회 설립도 지체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금 당장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현안문제들을 처리하는 것만이 중심상권 활성화에 한걸음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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