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주시내 일원에서 펼쳐진 선덕여왕 행차는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선덕여왕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어느 때보다 선덕여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이루어진 선덕여왕 행차는 그 때가 절묘했다.
14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삼국통일의 기초를 다지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의 행차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역사 문화에 대한 경험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감동하게 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도읍지로 찬란한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이다. 아름다운 해안과 보문관광단지를 비롯한 각종 관광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선호도 조사에서 용인민속촌보다도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수치도 겪었다.
그것은 잘 갖추어진 관광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새로운 문화상품의 개발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천년역사를 간직한 많은 문화유산 속에 잠자고 있는 숱한 설화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오늘에 되살려 내는 일은 경주의 오랜 숙제였다.
선덕여왕 행차가 해 묶은 숙제를 푸는 실마리요, 천년 잠에서 경주를 일깨우는 첫 단추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첫 행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덕여왕 행차를 더욱 발전시키고 품격을 높여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제2, 제3의 선덕여왕 행차를 개발하고 예약을 통해 관광객이 행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역사 속에 죽은 무덤의 도시가 아니라, 문화유산마다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