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이슈/지역정치권 판도 바뀌나?■
4․29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정수성 국회의원이 지난 17일 한나라당 입당을 신청하면서 지역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여부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백상승 시장의 3선 도전과 선거구 조정 등이 지역사회에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수성 의원 왜 입당 신청했나?=지난 17일 한나라당 경북도당에 입당서를 제출한 정 의원은 “선거과정에서 경주시민들에게 수차례 한나라당 입당을 약속했으며 경주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입당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선거 이후 한 달 보름가량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경주시민들이 본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정치적 신념과 지향점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도 상통하고 있으며 일평생 국가 안보와 국민 복리를 위해 조국의 간성(干城)으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며 “입당하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한나라당의 기본이념을 구현하는 데 누구 못지않은 역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이 당선 후 한 달 보름 만에 한나라당 입당을 결심한 것은 지난 1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총선 때 낙마한 친이계 원외위원장이 맡아 오던 대구경북의 9개 당협위원장을 당선 의원들로 교체하는 안을 의결돼 경북지역이 친박계가 주도하는 구도가 전개됐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또 시장, 도의원과 시의원 대부분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무소속으로 산적한 지역현안을 챙기기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 입당 가능 할까?=지난 17일 오전 윤 모 비서관을 통해 경북도당에 입당신청서를 제출한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로 내려와 당직자들을 만났다.
일반인의 경우 입당신청을 하고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일주일 후부터 당원이 되지만 정 의원의 경우 경북도당이 아닌 중앙당에서 조율하기 때문에 당내 분위기가 정 의원의 입당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친박계 의원들이 도내 각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차지하면서 정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긍정적인 분위기는 사실이지만 당장 입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29재선거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경주에 왔을 때 ‘정수성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한나라당 입당은 없다’고 강조했으며 아직 친이계가 당권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불과 두 달도 안 돼 입당을 수락하는 것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관계자는 “지난해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한나라당에 입당한 의원들과 이번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정수성 의원과는 내용이 다르다”며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입당 신청도 하지 않았고 당 지도부와 담을 쌓았던 정 의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정 의원의 입당은 시기가 문제이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입당하면 어떻게 되나?=현재 한나라당 경주시당원협의위원장은 정종복 전 의원이 그대로 갖고 있다. 정 전의원이 원외당협위원장을 언제까지 갖고 있을지는 전적으로 한나라당 내의 권력구도에 달려있기 때문에 시기를 예측하기는 무리다.
그러나 만일 정수성 의원이 입당하면 분위기는 정 의원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현재 선거직과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의 줄서기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문제는 친이계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 도의원, 시장, 시의원 공천권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경주지역 지방선거는 친이과 친박이라는 대결구도에 무소속 열풍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백상승 시장 내년 선거 출마할까?=현재 경주사회의 분위기는 백상승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다.
모 고위공무원은 “내년 선거 판도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굵직한 국책사업을 유치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시장을 7년여 동안 보필했던 경주시 김모 정부비서가 최근 정수성 의원의 보좌관으로 들어간 것도 지역에서는 소문이 무성하다.
▶도의원, 시의원 변동은?=현행 행정구역별로 광역시·도의원 정수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에 따라 이를 조정하는 공직선거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경주지역 도의원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기정 의원(민주당)은 이날 현행 626명인 시·도의원정수에서 5명을 줄인 621명을 선출하도록 하는 시·도의회의원 선거구구역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7년 3월29일 상한 인구편차 60%를 초과한 공직선거법 `시도의회의원 지역선거구구역표`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행정구역별로 시도의원 정수를 2인으로 배분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2조 제1항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를 선고한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경북의 경우 전체 도의원 중 3명이 줄어들지만 현재 2명인 경주의 경우 1~2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초의원 대부분이 중선거구에서 소선거구로 환원하고 정당공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연말 이내 개정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는 공천권을 쉽사리 놓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소선거구제 환원은 국회의원들 사이에 별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공천권 폐지보다는 개정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