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출신이기는 하지만 일찍이 경주를 떠나 생활하고 있는데 경주시민대토론회에 초청받고 이해당사자들 토론회에 나를 오라 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경주가 고향이고 경주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달라는 부탁으로 받아들이고 참석하게 되었다. 경주에 살지 않는 외부인으로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주의 문제와 갈등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경주의 고질적인 갈등은?
첫째, 경주는 전국에서 각종단체가 제일 많다. 처음에는 큰일을 해보자고 모인 단체들이지만 너무 많다보니까 각기 의견이 달라 오히려 경주의 뜻을 모으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둘째, 경주는 전국적으로 진정과 투서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이와 같이 문제가 많은데 외부인의 입장에서 볼 때도 화합이 되겠느냐고 생각한다.
셋째, 경주에서 일을 하려면 학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공적인 일을 하는데 학연이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혈연관계, 즉 각종 성씨들의 문중으로 인한 문제와 세대 간의 갈등이 있다. 젊은 사람들이 크기에는 장애요소가 된다.
이와 같이 4가지 갈등이 중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어떤 일을 할 때 사회 역량과 힘을 결집하려면 어려울 것이다.
▶갈등해소와 통합의 의미는?
갈등과 통합은 같이 가야한다. 갈등이 심하면 공동체가 해체되고 적당하면 발전의 원동력이된다. 통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절대적인 통합은 다양한 생각을 막고 오히려 공동체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이 좋다.
▶경주가 가야할 길?
갈등해소와 통합도 중요하지만 힘을 모아서 무엇을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경주가 목표로 하는 것은 울산이나 포항처럼 기업도시는 아닐 것 이다. 경주는 기업적인 도시로서의 발전은 어렵다. 경주시민들은 지속적으로 발전 할 수 있고 자손들이 번창 할 수 있는 경주를 갈망 할 것이다.
경주가 가야할 길은 다 알고 있는 역사문화도시로의 발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국가 수준에서 투자를 하고 발전을 시켜야 가능한 일이다.
또 지금과 같이 문화재 보호법으로 묶어서 시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개발을 하려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태에선 안 된다. 경주 주민들도 행복하고 역사문화공간의 발전도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경주라 해서 신라역사만으로는 21세기에는 어렵다. 과거역사를 고려, 조선 등의 측면에서 역사적 사료를 가지고 세계적인 도시로 가꾸어 가야 한다.
▶ 역사문화도시 구현을 위한 방법은?
경주에 방폐장은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맞지 않지만 재 정적 기초를 마련 할 수 있기에 옳다고 본다. 하지만 방폐장사업자체가 경주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이 사업을 기반으로 역사문화도시를 육성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준비가 필요한데 우선 ‘경주가 무엇이냐’에 대해 전략적인 개념을 가져야 한다. 전략적인 구심체가 필요하고 그 구심체는 관이라고 생각한다. 시와 시의회가 장기적 전략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 주도형으로는 성공 할 수 없다. 관, 민 협치가 21세기 페러다임이다. 관이 계획하고 민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서로 상생할 때 성공 할 수 있다.
경주역사문화도시는 지방자치에서 해결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가가 나서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다. 경주시민만이 아니라 국민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장기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활동의 구심점도 필요하다. 관은 조직이 구체화 되어 있지만 민의 영역에서 구심체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경주는 중요 구심체가 없이 많은 단체가 난립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많은 단체를 통폐합, 연대해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심 되는 인물이 필요하다. 중심 되는 인물을 선택함에 있어서 어떤 경우에도 완벽한 존재는 없다. 어느 한 분야에서 우월하면 그 분이 중심이 되고 모자란 부분은 주위에서 보완해 만들어 가야 한다.
경주지역은 여전히 보수적이어서 미래 지향적인 설계 속도가 늦다. 진정한 보수는 기존의 가치보다 더 크게 보는 것이 보수다. 지금의 보수적 개념으로는 미래를 열수 없다. 젊은 사람은 시행착오를 하지만 기존 사람들에게 없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있다. 이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젊은 세대를 시니어 세대가 지원하는 형태가 중요하다. 30세에서 50세의 역량을 잘 결집해야 한다. 또 경주주민과 출향인을 어떻게 결집 시킬 것이냐를 고심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총체적인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관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야 경주역사문화도시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