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아침을 여는 윗시장 새벽장터에는 이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봄색을 닮은 채소들을 사려고 분주한 모습이 다양하다.
가족들의 아침상을 위해 분주한 주부들과 좋은 식재료를 구입하려는 장사꾼들의 활기찬 모습과 시장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신문지 위에 달랑 냉이 한종류 올려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나이도 사는곳도 기억나지 않은 할머니의 모습은 왠지 내고향 먼 하늘위에 누우신 할머니를 연상하게 한다.
“돈벌어서 무엇에 쓰세요“라는 질문에 할머니는 “ 숨이 멎을때까지 내 단도리는 내가 해야지” 라며 봄의 햇살만큼 밝은 미소를 짖는다.
늙은 여인에게도 봄은 찾아왔다. 기억과 몸은 쓰러져 가지만 내일의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이자리에 있으리라 생각 된다.
경제난국 속에 힘겨워하는 우리들에게 할머니는 ‘내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몸소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