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일행인 `시in 동인` 등 8명은 정월대보름 날인 지난 9일 창녕 화왕산을 찾았다.
3년에 한 번 있어온 화왕산 억새태우기는 이미 전국에 많이 알려진 행사로 이날도 전국에서 찾아온 3만여 명의 관광객이 산을 에워싸고 있었다.
일행은 우포늪을 관광하고 조금 늦게 도착한 관계로 진입로 쪽 중턱 부근에 자리를 잡았고
사고 지점인 맞은편 정상 쪽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특히 그 지점은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이라 사진 작가 등 누구나 선호 할만한 위치였다.
5시 40분 본부석 옆의 달집태우기가 시작되자 카메라후레쉬가 가장 많이 터진 쪽으로 기억된다.
6시 조금 지나 달이 뜨는 것과 동시에 억새태우기 산불이 점화되었는데
가장자리에서 동시에 불을 붙이는 것이었다.
마른 억새에 붙은 불은 순식간에 거대한 토네이도처럼 불길이 불길을 휘감으며 솟아올랐고
사람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불꽃이 화왕산 전체를 밝히고 얼었던 몸이 따스해질 즈음
맞은편 정상 부근에서 놀라운 모습이 포착됐다.
분명히 불길 속인데 사람들이 뚜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생각해보면 뛰는 것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듯했다는 표현이 옳겠다.
본부석에서 안전 요원들의 이동을 요하는 다급한 방송이 나오는가 싶더니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이것으로 행사를 마친다는 안내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하산 전쟁이 시작됐다.
행사 본부가 중심을 잃은 느낌이었는데,
한꺼번에 몰린 사람들로 하산길 등산로에서 사고가 날뻔한 현장이 여러번
목격됐다. 제 2 등산로쪽은 연기가 심하고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일행은 다시 정상 쪽으로 올라가 제 3 등산로를 따라 하산했다.
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