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아울렛 저가판매 경주도 따라갈 것”
“처음부터 해외 명품브랜드 취급 추진”
“만일 소송에 진다면 손해배상이 문제다”
보문단지 내 들어설 예정인 외국명품브랜드 아울렛 입점을 두고 도심권 상가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역 도심상가대표들은 최근 김해시에 있는 외국명품아울렛 현장을 조사한 결과 영업형태가 지역 상권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심상권 대표들은 5일 오후 4시30분 시청영상회의실에서 백상승 시장과 면담을 같고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경주시가 건축허가를 불허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보문단지내 외국명품아울렛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부성유통 관계자와 부지를 매각한 경북관광개발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해 도심상권 주민대표들과 대화를 했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해 명품아울렛은 저가 명품 무더기로 팔고 수십개의 식당이 들어서 있다=도심상권 대표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업자가 외국명품 아울렛을 추진하다가 사정에 따라 국내브랜드 입점과 식당 운영, 외국유명브랜드 이월상품을 저가로 대량판매하면 지역 상권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이종일 경주시 상가연합회 회장은 “김해에 있는 외국명품 아울렛을 가보니 10만원 이하의 가격대가 50~60%에 달했으며 타이틀만 있고 이월상품을 저가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온갖 음식점이 다 들어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경주 것도 김해를 모델로 하는 것이 아니나”며 “중심상가와 재래시장을 먼저 살려놓고 보문단지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의원은 “김해 아울렛에는 명품인데도 이월상품을 1~2만원에 팔고 있는데 사려고 줄을 서 있을 정도다. 식당도 60여개나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유명명품 브랜드만 취급한다=보문단지 내에 추진 중인 외국명품 아울렛은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지하 2층은 주차장과 판매시설,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은 모두 판매시설로 계획되어 있다.
(주)부성유통 관계자는 “처음부터 해외 명품 브랜드 80여개를 계획했으며 국내 브랜드를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사업을 안 하겠다는 것이다”며 “충분한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병욱 경북관광개발공사 전무는 “개발공사에서 부지를 파는 것은 공사의 목적대로 한 것이며 판매시설을 할 수 있는 곳에 목적대로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 시내 상권과 상충되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김해와 경주는 다르다. 김해는 상가 속에 있고 보문단지는 관광객이 대상이다. 국내 명품을 팔면 관광객들이 구태여 경주에 와서 물건을 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 대안없는 경주시=현재 경주시로서는 적절한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주시가 제재할 수 있는 것은 건축허가를 하지 않는 방법뿐인데 이유 없이 불허가 처분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상승 시장은 “사업자가 건축허가를 신청하면 물론 이유를 댈 수도 있겠지만 이유가 적절치 못한 상황에서 불허가 처분을 하더라도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하면 두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며 “차선책으로 해외 명품만 팔 것을 요구하는 각서를 생각할 수 있지만 행정에서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또 “불허가를 하더라도 만일 소송에 진다면 손해배상을 물어야 한다. 못하게 하더라도 사업자가 무조건 하겠다면 소송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며 “이제 이야기를 다 했으니 다음에 대표자 몇 명과 관계공무원이 논의를 해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현재 경주시는 건축허가를 불허하기가 부담스럽고 경북관광개발공사 또한 부지를 팔지 않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사업자가 포기 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
일단 이날 간담회에서 상가 대표들이 원칙대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외국 명품아울렛은 어느 정도 수용하겠지만 김해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울렛과 같은 형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날 상가 대표들은 물리적인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마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