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성동에 자리한 ‘경주 아트 문화센터’에 들어서는 순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풍경이 정겹게 느껴졌다. 당차보이고 활달해 보이는 김민정(46)씨. 100여 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3층으로 구성된 많은 강의실로 갖춰진 곳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말하는 김민정씨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공무원인 남편 박정우씨가 경주에 발령받아 오면서 대구가 고향인 그녀는 경주사람이 되었고, 15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이 문화센터를 운영한 것은 3년째 접어들었다고 했다.
경주가 문화의 도시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문화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해 타도시로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늘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은 소망으로 용기를 내어 전문적인 문화센터의 문을 열었고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출이 많은 학원에 비해 아이들은 자유자재로 여러 가지를 저렴하게 배울 수 있고,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강사들의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 공간을 모든 경주시민이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녀의 소망대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열정으로 마련된 좋은 시설의 문화센터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문화의 혜택을 누렸으면.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녀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알게 해 주고 책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3층에 도서관을 마련했다. 경험 많고 유능한 선생님이 양서를 선택해 구비해 놓았고, 논술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무료로 원하는 대로 책을 빌려 갈 수 있고, 한 달에 만원을 내면 또한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있다고. 어른들을 위한 좋은 책들도 아주 많았다.
4세 이전에 인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의 아기와 엄마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과 유아들의 몸과 마음이 자라도록 도와주는 유아 아카데미,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자신을 가꾸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성인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노인들이 하면 좋은 요가와 노래교실 그리고 신설되는 석문기공체조를 무료로 운영하고 싶다고. 경로당에서 고스톱치며 소일하시는 분들에게 치매예방프로그램 및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게 관심을 가져주고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복지보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복지가 우리 시민들에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녀의 오랜 경험으로 잉태된 문화센터가 평생교육시설로 아기에서 노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모든 시민이 관심을 가졌으면.
나누며 살아가고 싶은 그녀는 저렴한 수강료를 내지만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가지기를 바라고, 일상생활에 쫓기는 직장인들도 여가를 선용했으면 했다.
인구가 비교적 많은 황성동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경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문턱 없는 공간, 함께 누리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녀의 눈망울에 따뜻한 열정이 가득했다.
지금 경주에는 아이들을 위한 실내놀이터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직장을 가진 엄마들이 마음 놓고 맡기고, 아이들은 공부를 하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 주면 정말 좋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현재 문화센터가 적자이지만 잘 운영되어 여유가 되면 더 많이 나누며 살고 싶다고 했다. 매사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김민정씨는 기타교실 수강생들의 돈독한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알차고 좋은 프로그램이 문화센터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폐강될 때 마음이 아팠다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녀는 아동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훗날 고아원을 운영하는게 꿈이라고 했다.
욕심 많은 그녀가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한 발 한 발 알차게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아이들의 밝은 웃음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박인복 객원기자
사진=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