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경주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과제-②역사문화관광도시엔 자전거전용도로는 필수■
고도 숨결 느끼며 관광하고
머물고 싶은 경주 만들려면
자전거 이용활성화 정책 펴야
▶자전거로 천년고도의 정취를 느끼게 하자=천년고도 경주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의 보고이자 문화관광도시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 곳곳에 산재한 문화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더하고 계절마다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는 문화유적지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정작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미 한 번 가본 경주’라는 인식을 하면서 변화 없는 경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존 유명문화재를 위주로 한 문화유적 투어에 집중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경주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주를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체류기간을 늘릴 수 있는 관광코스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도로를 넓게 만드는 것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보해 여유를 갖고 편안하게 문화유적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5일 열린 그린경주21협의회가 주관한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토론회’에서 맑고푸른대구21 정현수 사무처장은 “파리의 경우 매년 에펠탑 주변에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면서 “관광객들은 파리 시내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문화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광투어를 하고 있는데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편안하게 하려면 자전거전용도로 이용 편해야=경주는 현재 93.58km의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잇다. 그러나 정작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가족단위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 추세에서 결국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관광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따라서 도심과 주변 유적지를 연결하는 기존 자전거도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것이 우선과제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적작 도심을 많이 찾지 않는 것은 접근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 자전거타기운동연합 김종석 본부장은 “경주는 관광권을 기준으로 하는 한 축과 시내권을 한 축으로 하는 이원화된 자전거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동차 위주의 문화유적지 주변 정비 또 다른 환경훼손=현재 경주지역 유명 문화유적지 주변에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관광객들 위해 만든 주차장이 또 다른 문화재 훼손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김종석 본부장은 “경주의 경우 유적지 주변에 만들어진 주차시설은 오히려 편안함을 기대하고 왔던 관광객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자전거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문화유적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시민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면 관광객들도 많이 탄다=김종석 본부장은 “경주의 문화유적지를 다니는 이들은 시민들보다 관광객들이 많다”며 “자전거 타기 좋은 경주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들이 먼저 자전거타기에 동참해야 하며 그러한 분위기가 지역사회에 일어난다면 행정에서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근 한림학교 교장은 “경주는 차도가 지나치게 넓어 자동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도로라서 안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민들이 자전거를 편리하게 탈 수 있도록 차도를 줄이고 도로에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장은 또 “지금 아파트단지 내에는 자전거를 둘 수 있는 곳이 부족해 계단마다 자전거가 넘쳐난다”며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공간을 줄이고 자전거를 댈 수 있는 시설을 만든다면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 자리 잡은 경주 자전거 문화유적 체험투어단=현재 경주에는 2003년부터 시민들이 주도하는 경주 자전거 문화유적 체험투어단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 투어단은 경주의 문화유적지를 6~8개 코스로 나누어 토요일(연 6~8회) 관광객들을 모아 자전거를 타고 천년고도를 만끽하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특히 참가자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많아 자전거를 타고 경주를 둘러보는 체험투어로 많게는 100여명까지 신청하기도 했다.
작년부터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변함없는 인기로 올해도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