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다.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한 장 남은 빛바랜 달력이 세월의 덧없음을 웅변한다.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해야할 소중한 시간을 함부로 허비하지나 않는지 생각할 때다. 신서는 양남면 지역, 청정해역으로 유명한 동해 관성해수욕장이 있는 수렴리 서쪽에 자리한 마을이다. 관성해수욕장의 서쪽으로 흘러드는 수렴거랑 둑길을 따라 새로 난 감포-울산 간 31번국도 4차선이 지나가는 고가다리 밑을 지나면 오른쪽에 넓은 들판과 함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점점이 펼쳐진 마을이 신서다. 울산과의 경계지점에 인접해 있는 이 마을은 동쪽은 수렴과 하서, 서쪽은 상계, 남쪽은 서동, 북쪽은 기구, 환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경주시내에 접근하는데 1시간 거리지만 울산은 20분 거리에 불과해 사실상 생활권은 울산이다. 경주에서 이 마을에 가려면 입실에서 효동을 거쳐 양남 하서로 넘어가는 길과 울산 호계에서 마우나오션을 거쳐 신대로 넘어가는 길이 있다. 거리나 시간 모두 비슷하다. 경주시청에서 41km , 1시간 거리이다. 접근성 뛰어난 울산이 생활권 신서는 서촌(瑞村)지역에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에서 ‘신서(新瑞)’로 불리던 것이 ‘신서(新西)’로 바뀐 게 아닌가싶다. 본래 이곳 양남일대는 신라시대부터 ‘서촌(瑞村)’으로 불렸다. 이 을이 속한 골짜기인 서동(瑞洞)일대를 ‘웃서[上瑞]’라고 했으며, 환서일대는 ‘중서(中瑞)’, 그 아래에 ‘하서(下瑞)’, 나아일대(나산)는 ‘아서(阿瑞, 兒瑞)’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 서촌, 즉 지금의 양남에서 ‘서동(瑞洞)’을 제외한 나머지 땅이름은 모두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서(西)’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서는 ‘범실’과 ‘섬안’, ‘억수밑’, ‘다골’, ‘굇피이’ 등 5개의 작은 자연마을로 이루어졌다. 현재 70가구에 80세대, 2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로 벼농사에 의존하고 있고, 한우를 130두정도 기른다. 이 마을은 경주시 지원으로 올해 3만8000평에 경주 대표 쌀인 ‘칠보벼’와 ‘삼덕벼’를 시범 생산하여 풍작을 이루었다. 이 벼들은 밥맛이 아주 좋아 널리 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올 겨울에는 흑보리를 300여평에 시범재배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 가운데에는 월성원전과 마우나오션에 취업한 주민도 10여명에 이른다. 이 마을의 최고령자는 범실에 사는 김명대(94살) 할아버지로 울산에 매일 놀러 다니실 정도로 건강하다. 300년 된 당나무 밤중에 뽑아 동제 이 마을은 해마다 6월 첫 정일에 동제를 모셨는데 1970년대 말경에서부터 동제를 모시지 않는다. 당목 마을 어귀 들판 가운데 수령 300여년 된 땅버들이 당목으로 있었는데 지난해 12월 그 옆에 있는 논을 산 지주의 부탁으로 인근에 사는 사람이 밤에 포크레인을 끌고 와 뽑아버렸다. 이 사건으로 630만원을 보상받아 합의했고 지금은 그 자리에 후계목을 심었다. 집집마다 대문 없는 ‘범실’ 범실(凡室) 마을 뒷산이 마치 ‘범(凡)’자처럼 생겨 ‘범실’이라 불렀다고 한다. 신서리의 중심마을이며 가장 큰 마을로 섬안 북쪽에 있다. 이 마을은 옛날부터 집집마다 대문이 없다고 한다. 마을이 개의 형국이라 대문을 달면 집이 해롭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지금도 대문이 없다. (33가구) 섬안 마을을 에워싸고 양쪽으로 냇물이 흘러 마치 섬 같다고 하여 ‘섬안’, ‘도내(島內)’라 한다. 범실 남쪽에 있는 이 마을은 비가 많이 오면 도랑이 범람해 보따리 싸서 피난을 했다고 한다. (32가구) 억수밑 옛날 이 마을 뒷산에 나무가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 ‘억수(億樹)’, ‘억수밑’, ‘억수하(億樹下)’라 했다고 한다. 다골 남쪽에 있다. (8가구) 다골 마을 모양이 마치 ‘다(多)’자처럼 생겼다고 하여 ‘다골’, ‘다곡(多谷)’ 이라 불렀다고 한다. 섬안 북쪽에 있는 마을로 큰 골짜기 안에 있다. (8가구) 양남 제일의 오지마을 굇피이 마을 지형이 높고 평평해 ‘굇피이’, ‘고평(高坪)’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름골 서북쪽에 있다. 섬안에서 약 2km이상 더 들어가야 하는 양남에서 가장 오지마을이라고 한다. 이 마을에는 주민들이 먹는 우물이 염험해 아기를 못 낳는 사람이 정성을 들이면 아기를 낳는다고 하여 지금도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4가구) 지름골 옛날 지름(기름)이 났다고 ‘기름골’, ‘지영곡(池永谷)’, ‘유곡(油谷)’이라 했다고 한다. 다골 북쪽 긴 골짜기 안으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 간음밭 섬안 북쪽, 범실과 다골 사이에 새로 조성되고 있는 마을이다. 주로 울산 등지에서 새로 집을 지어 들어오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이 마을을 간음밭이라고 한다. 현재 3채가 들어섰다. 경주이씨 판윤공파 재실 효성재(孝誠齋) ‘경주이씨판윤공파문회’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이 재실은 2005년 경주이씨 판윤공파 후손들이 범실에 지었다. 태끼봉 모양이 마치 토끼처럼 생긴 산으로 굇피이 서북쪽에 있다. 호두산삐알 다골 서북쪽 장구미기 어귀에 있는 산이다. 범실골 범실마을 북쪽에 있는 골짜기다. 장구미기 장구처럼 생긴 골짜기로 다골 서북쪽에서 기구로 넘어가는 길이다. 재앙골 다골 서북쪽 장구미기 안에 있는 골짜기로 옹기굴이 있었다고 한다. 적은재앙골 다골 서북쪽 장구미기 안 재앙골의 작은 골짜기이다. 큰재앙골 다골 서북쪽 장구미기 안 재앙골의 큰 골짜기이다. 메탕골 떪은 약물이 나는 골짜기로 적은 재앙골 위에 있다. 동녘골 굇피이 동쪽에 있는 골짜기다. 지름골 다골 북쪽에서 골짜기가 3개로 갈라지는 가운데 오른쪽 골짜기다. 돔박골 범실못 위에 있는 골짜기다. 지골 범실 뒷 골짜기다. 웅굴골새 범실 동쪽에 있는 첫째 골짜기. 개씹골 다골 북쪽에 있는 골짜기다. 옥사밭골 다골 북쪽에 있는 골짜기다. 배나무골 다골 북쪽에 있는 골짜기로 돌배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새로 들어서는 마을 ‘간음밭’ 범실들 범실 앞에 있는 들이다. 한보들 신서리에 있는 큰 들로 한보에서 물을 댄다. 새보들 섬안 북쪽에 있는 들로 새로 만든 보에서 물을 댄다. 세정들 다골 남쪽, 억수 동쪽에 있는 들. 다골들 다골에 있는 들이다. 간음밭 섬안 북쪽에 있는 골짜기에 있는 밭으로 최근 이곳에 새로 집을 지어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3채가 들어섰다. 마을 주민들은 이 마을을 ‘간음밭’이라고 한다. 한보 신서에서 가장 큰에 물을 대는 보로 땅속에 암거를 설치해서 물을 수집해서 보를 통해 흘러 보낸다. 새보 섬안 북쪽에 새로 만든 보다. 포구나무 수백년 된 포구나무인데 억수마을 서편에 서 있다. 이 나무는 밑둥치에서 가지 3개가 올라와 무성하게 자랐는데 이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를 신성시하고 있다. 한보 수로와 굇피이 진입로 5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신서는 울산에 인접해 있어 전원주택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울산 정자지역 개발로 인해 땅값이 많이 올랐다. 이 마을은 65세 이상의 주민이 65명으로 노인회원이 많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의 화합이 잘되고 평온한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한보의 수로정비와 고평마을 진입로 확포장공사을 바라고 있으며, 마을회관이 낡고 좁아 주민이용에 불편이 많다고 한다. 특히 욕실과 화장실이 바깥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마을회관을 새로 지었으면 했다. 이 마을출신으로는 이병희(70 예비역 육군소령)씨가 있다. 마을 취재에 협조해 주신 이동희(80 신서리 노인회 회장), 이영희(62 신서리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