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 기자의 인도 자원봉사 체험기■ 꿈만 같던 인도 출국 날, 이른 아침 비행시간으로 지방에서 오는 팀원들은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고, 설레임을 가득 안고 인도로 떠났다. 홍콩 공항 1시간, 방콕 공항 8시간 동안 공항 바닥에 앉아 부서별 회의를 진행하고 막바지 공연연습을 했다.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늦은 인도, 현지시간 새벽 4시, 약 20시간이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의 하루는 너무나 길었지만 3시간 후 우리는 드디어 그들을 만났다. #40:1의 경쟁을 뚫다 G마켓이 주최·후원하고 (사)코피온이 주관한 2008 G마켓 해외봉사단은 지난 8월~10월까지 800명을 접수받아 면접을 통해 대학생 및 일반인 20명이 선발됐다. 해외봉사활동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함양과 인성계발, 현지 주민과의 교류·문화탐방을 통한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이번 활동은 지난 10월 19일 오후 1시 서울 여성프라자에서 발단식을 갖고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인도에 파견됐다. #SHIS(Southern Health Improvement Samity)란? 영화 ‘CITY OF JOY’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스위스 출신의 ‘가스통’신부에 의해 30여년 전 인도 꼴까따(캘커타)의 한 빈민굴에서 의료봉사활동이 시작됐다. 이때 가스통신부를 옆에서 도와주던 Wohap이라는 현지인이 자신의 고향에 설립한 SHIS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1980년, 꼴까따에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웨스트 뱅갈주의 Bhangore라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에 초라한 결핵보건소로 시작된 SHIS는 지금은 기타지역에 약 7개의 지부를 거느리고 있는 어엿한 지역개발사업의 중심본부로 기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업의 영역도 의료 활동을 넘어서, 장애인 특수교육, 주민자치금고, 약초를 이용한 신약개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병들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그 노력의 결과 최근 미국의 한 복지재단으로부터 수억 원에 달하는 질병퇴치 프로그램 자금을 지원 받았다. 또 세계 각국으로부터 후원금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내년 유엔에서 SHIS의 두 기관장이 인권상을 받는다. 우리는 직원 아침조회 참여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했으며 Wohap의 두 아들 ‘무꿀’과 ‘불불’이 우리의 원활한 활동에 도움을 주었다. 5일간 SHIS의 여 간호사 기숙사에 지내며 식사를 제공 받았다. 국제자원봉사자를 유일하게 한국 코피온에서만 받는다고 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다. #쁘렘 바라뜨는 인도 사랑 우리의 팀명은 쁘렘 바라뜨 (인도 사랑) 구호는 아차!(좋아!) 우리가 봉사 활동을 한 곳은 SHIS에서 운영하는 3개의 아동·청소년 기관이었다. 예체능수업이 거의 없는 이곳에서 한국에서 후원받은 물품으로 미술, 한국어 및 체육수업을 진행했다. 또 벽화를 그리고 한국에서 열심히 준비한 태권무, 응원, 난타, 합창 등의 공연과 미니올림픽을 진행했다. 수업은 씽크코리아에서 후원받은 세계지도와 한국지도를 이용해 한국을 소개한 후 경주신문을 통해 한국사람, 한글, 한복, 한국 문화재 등을 알렸는데 한국 신문이 신기한지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미술교육은 부채만들기, 찰흙 만들기, 한국어 교육은 신체에 관한 간단한 단어 및 한국 노래 율동 가르쳐 주기, 체육교육은 줄넘기와 레크리에이션으로 진행됐다. #11월 3~5일 걸스 아카데미(girl’s academy) 남존여비사상이 강한 인도에서는 경제적인 이유 탓에 여자아이들에게 정규교육을 시키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걸스 아카데미는 이러한 여자아이들을 모아 해외의 후원자들과 연결시켜주고, 그 후원금으로 이들에게 정규교육을 시켜주는 교육 기관으로 5학년부터 10학년까지 500여명의 여학생들이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통해 우리를 소개하고, 인도에 대한 느낌과 소감을 나눈 후 아이들을 만났다. 처음 인도 아이들을 만나는 우리들은 많이 설레었다. 인도에서 5년 거주한 통역자에게 미리 수업 및 기본 일상생활 뱅갈어 교육을 받았지만 익숙지 않은 발음과 억양의 우리말에도 아이들은 상냥하게 대해 주었다. 5반을 나누어 이틀간 교육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걸스아카데미의 첫 졸업생인 10학년 20명의 학생에게 개인 및 단체 졸업사진을 찍어준 것이었다. 우리가 그린 벽화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인쇄해 뒷면에 편지를 적어 선물과 함께 나눠줬다. 촬영을 맡았던 임채용 팀원은 작별을 하면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사랑을 전해주러 떠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받은 사람은 저희고 많이 웃은 사람 역시 저희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꼴까따” - 장진호 팀원의 소감 중- #6일 디프 엔 덤(deaf and dumb) 청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기관은 1999년 5월 교장 1명과 학생 8명으로 시작해 2008년 현재 70여명의 학생과 교장 1명, 5명의 교사가 9개의 반을 나눠 정식학교와 동일하게 영어, 수학 및 뱅갈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어린 4~5세 반 수업은 칠판 글씨와 마이크, 이어폰을 이용해 말하는 법을 배우는데 뒤를 돌아 눈을 감고 소리의 진동만으로 악기를 식별해내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안스러워 우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국에서는 보청기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보청기 건전지 교체가 원활하지 않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원이 70명이지만 평소 30여명이 나온다고 했는데 우리가 온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5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뱅갈어가 부족한 우리들과 말없이도 오히려 마음으로 의사소통이 더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교육봉사가 끝나고 근처 칼리지 운동장으로 이동해 체육대회를 하며 전날 밤에 만든 고무동력기 날리기를 시작으로 미니 올림픽을 진행했다. #7~9일 파라스 파드마(paras padma) 4~24살 장애아동 50명이 주변학교에 다니며 형제, 자매처럼 서로를 도우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함께 지내는 생활시설로 쉬스 기관장의 큰딸과 사위가 운영하는 기관이다. 이곳은 프랑스 젊은 여성 물리치료사가 2005년부터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물리치료, 의족 및 휠체어 제공, 손으로 가는 자전거 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돕고 시험 통과하면 하이스쿨로 진학한다. 우리가 머물던 쉬스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져 있어 이곳에서 2박 3일간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마지막 기관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그런지 떠나는 팀원들의 마음이 더욱 아팠다. 불편한 몸으로 우리의 짐을 옮겨주던 아이들, 아이들을 위해 한해에 3번만 자원봉사자들을 받지만 항상 이별을 경험하는 아이들. 꼭 다시 오라는 아이들의 담담한 모습에 미안한 마음으로 눈물이 흘렀다. #9~10일 문화탐방 빅토리아 박물관 관광과 꼴까따 시내에서 쇼핑을 즐기며 시골과는 또 다른 인도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물가가 싼 편인데 가격을 3배나 비싸게 부르니 무조건 깎으라는 말을 듣고 한국돈 몇백원 정도를 깎으려고 애를 썼는데 경유하는 방콕 공항 면세점에서 비싼 물건을 제 값을 주고 산 것을 후회했다. #문화교류 (인도 & 인도사람) 우리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받아주는 것이다.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인도의 이 마을길에는 소가 다니고 염소가 운동장 풀을 뜯는 모습이 정겹다. 우리가 만난 인도인들은 참으로 친절했다. 걸스아카데미 교장선생님과 Wohap은 우리를 자신의 집에 초대해 차와 음식을 대접해 주었다. 인도사람들은 참으로 노래를 좋아했다. 여학생부터 운전기사 아저씨까지 한국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고 인도 노래를 들려줬다. 실전화기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실전화기를 통해 노래를 20곡이나 불렀다는 팀원도 있었다. SHIS 앞의 이발소에서 머리를 깍은 정재상 팀원은 11루피였는데 잔돈이 없다며 10루피만 받고 다음에 오면 받겠다고 했단다. 처음 본 사람을 그것도 외국인을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 준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인도인들에게 우리들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운동회나 수업을 할 때 차를 세워두고 우리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짧은 뱅갈어 실력으로 인해 그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 #인도, 인도인을 사랑하며 돌아오다. 새벽, 인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지저분하고 무섭다고 느꼈다. 하지만 11일이 지난 후 이곳이 우리가 처음 왔던 그곳인지 의아해 할 정도로 아늑하고 정겨웠다. 그랬다. 우리는 인도를, 인도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꿈만 같던 10박 11일은 모두 끝났다. 때로는 즐겁고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보면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김경준 팀원은 “인도에서 본 아이들은 너 무나도 해맑고 투명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주고 환히 웃으며 말을 걸어주었다”며 “인도아이들이 환경을 극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영향을 주는 자원봉사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팀원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았고, 그들을 돌봐주는 기관들을 보았고, 우리의 힘으로도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 알았기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임채용 팀원은 “내가 있었던 10박 11일이 그들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서 시작되는 작은 움직임이 태풍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그들에게 기적의 씨앗을 심어주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통역을 맡은 양연수 간사님, 오경진 인솔자님, 그리고 19명의 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우리가 함께한 10박 11일의 추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이번 자원봉사를 위해 후원해 준 경주신문 김헌덕 발행인, 월성원자력본부 강정구, 경주인쇄소 박인복, 푸른마을 정재훈님께 감사드린다. 인도 자원봉사 및 해외자원봉사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후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코피온(02-733-1387)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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