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구 시가지인 봉황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거리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전통문화업소를 유치해 문화이벤트를 개최함으로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찾고 싶어 하는 전통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8월 (주)대일이엔씨에 의뢰해 용역중인 봉황로 경관정비사업 실시 설계서가 완료됨에 따라 10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백상승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김성수 경주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교수, 건축사, 용역업체, 주민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 시가지 상권 활성화를 위한 ‘봉황로 경관정비사업 실시설계 용역’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전체 사업 구간은=봉황로에 역사문화를 불어넣는 사업은 우선 사업과 중장기 사업으로 분류해 실시된다. 전체 구간은 내남사거리~청기와사거리~법원사거리로 총 540m. 현재 시가 추진하고 있는 경관정비사업은 청기와사거리~법원사거리 구간 260m, 이중에 20억원을 들여 우선 도로정비사업을 먼저한다. 그리고 이 구간 중기계획으로 간판과 건물리모델링, 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장기계획으로 내남사거리~청기와사거리 280m 구간을 추진한다.
▶사업 구상의 기본틀은=이날 최종보고 내용에 따르면 도로는 차도와 보도가 구분되는 화강석으로 포장하고 쾌적한 보행자 중심의 일방통행으로 설계했다. 그리고 첨성대, 토우, 석조, 금관, 홍살문 등 경주의 문화재를 소재로 한 가로등과 조형물을 디자인해 배치함으로써 천년고도 경주다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경주읍성 남문터와 노서, 노동고분군과 관련된 자료와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판도 설치해 봉황로 스토리를 소개하고 도로폭을 고려한 키 작은 가로수와 소규모 분수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편안한 휴식공간과 소규모 공연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향후 사거리 주변 토지가 확보되면 쌈지공원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진행은=봉황로 경관정비사업 추진실적을 보면 공사구간 260m중 140m에 대하여 문화재 발굴을 거쳐 전선과 통신선로, 도시가스관을 지하 매설하고,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했으며 현재 발굴이 완료단계에 접어든 나머지 120m에 대해서도 전선 등을 지하매설 후 12월부터 본격적인 봉황로 경관정비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는 우선 경관정비사업으로 20억원을 투입하지만 앞으로 휴식공간 확충을 위해 일부 사유지를 매입하고, 간판정비와 나머지 구간 사업을 위해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역사문화성을 살려야=봉황로 구간은 경주 읍성의 남문지가 있었던 장소에서 남쪽으로 홍살문, 봉황대에 봉덕사 종각(에밀레종)이 있었던 곳이다. 따라서 이 구간을 역사문화성을 살려야 전통의 거리로 경주도심의 명품거리가 될 수 있다. 현재 이 구간은 좁은 왕복도로와 현대식 노후화된 건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전통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그리고 간판정비와 전통문화의 거리에 걸 맞는 영업장이 들어 설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
▶보행자 천국이 되어야 한다=현재 계획은 시는 일단 양방향 차량 통행도로를 일방통행으로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거리로 만들려면 차량통행을 하게 되면 편안하고 특색있는 거리가 되기 위해선 ‘차 없는 거리’가 필요하다. 지난 중간보고에서 상가 주민들의 의견이 상권활성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시는 당분간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살펴보면 입구 쪽이 아니더라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3곳이나 공영주차장, 골목안길 주차장 등이 산재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것이 전통문화거리의 필수적인 요건이다. 시는 우선적으로라도 주말 또는 휴일, 특별한 행사가 열리게 되면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봉황로와 연계된 간선(골목)로 함께 정비해야=봉황롱화는 원효로(청기와사거리), 동성로(학생당 사거리), 옹기전 골목도로와 사거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도로와 연계성도 중요하다. 또 중앙로와 보로 연결되는 골목(청하일식)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문화거리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위한 동선의 각 연결지역마다 특색 있는 환경조성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자가 2005년 연말 일본 교토의 기욘지구를 취재했을 때 전통거리 대부분은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놓았고 많은 골목은 특색있게 정비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관광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봉황로에는 현재 63동의 건물에 노후건축물이 43개동으로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병원과 주거 및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향후 정비에 적잖은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 시는 장기적으로 내남사거리~청기와사거리 구간에 금관총전시, 야외공연장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에 앞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봉황로 주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 마련도 시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