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방폐장 유치에서 운영까지? ②한수원 본사 이전문제와 양성자가속기 ③유치지역 지원사업과 특별지원금 3천억원 ④약속은 얼마나 지켜졌나? ⑤시민들에게 듣는다? “시민들에게 무엇이 되고 안 되는지를 분명히 솔직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의 의식 변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통합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3천억원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을 만드는데 사용해야 한다” “서로 다른 주장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토론문화 정착돼야” 이 방폐장 유치 후 3년을 맞아 되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찾기 위해 4회에 걸쳐 주요 현안을 진단해 보았다. 이번호는 시민들이 생각하는 방폐장 유치 3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 모씨(47·사업)=방폐장 유치 후 지역이 분열되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지도자들의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동서를 화합하고 공약을 챙기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자기자리 찾기에 급급하다보니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3천억원 사용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경주시가 시민들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두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경주시의회도 자기들 나름대로 만 이야기를 하지 말고 시민들의 여론을 듣고 3천억원 사용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이제 대승적인 차원에서 내 지역이 아닌 전체 경주발전을 위해 국책사업을 활용해야 한다. 님비주의는 경주 발전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수원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은 방폐장 유치당시 어떻게 활동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방폐장과 원전을 반대했던 사람들이 안전성을 담보로 한수원은 곁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율배반적이다. 전체 발전이 무엇인지 이제 시민사회단체도 솔직하게 정면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시점이다. ▲황성춘 교수=방폐장 유치지역지원사업, 한수원 본사 이전문제, 양성자가속기 사업, 3천억원 사용문제 등 경주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들이 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지 지도자들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경주의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위대한 힘으로 국책사업을 유치했다고 하면서 정작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이 이제 경주는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를 할 때 지도자들은 헤게모니 선점에만 몰두했다. 시민들이 국책사업 유치 이후 많은 실망을 하는 것은 지난 3년간의 각종 사업과 공약의 진척이 미흡한 것도 있지만 지역 리더들의 지도력 부제에 더 실망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지난 3년간 좋은 기회를 쟁취하고도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지도자들이 시민의 힘이 필요할 때 누렸다면 이제 다시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역량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게 발전하려면 난제라도 토론을 통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은 적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동지다. 내 생각과 주장이 다르다고 배척하면 경주 발전은 요원하다. 국책사업 유치 이후 이러한 토론문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결과가 지난 3년 동안 그대로 나타났다. 경주사회를 화합하고 올바르게 끌고 가는 것은 시민들의 힘으로 위치에 오른 지도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더 이상 국책사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문희 경주핵폐기장반대 공동운동본부 사무국장=방폐장 유치 당시 예상했던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방폐장을 신청한 경주 등 4개 도시가 유치를 하면 마치 확 바뀐다고 해서 뛰어 들었는데 유치에 성공한 경주의 현실은 어떤가? 방폐장을 반대 했던 이유는 안전성, 경제효과, 경주에 과연 맞는가라는 3가지였는데, 그 당시 안전성 문제는 논의 조차되지 못했고 경제효과와 경주의 정체성은 분위기에 편승해 포장만 크다. 문제 제기는 관심사 밖이었다. 방폐장 유치 후 지역사회가 올바르게 가지 못하고 있는 책임은 당시 유치활동을 주도했던 지도층에 있다. 시민들에게 무엇이 되고 안 되고를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해야 했다. 방폐장을 유치했다는 이유로 지도자가 됐는데 공은 내 것이라는 식이다. 한수원 본사 이전부지 재논의는 실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재논의를 하면 분란만 생길 것이다. 시민들 간에 신뢰가 깨어진 것은 지도자들이 야기 시킨 것이다. ▲이상기 경주경실련 집행위원장=국책사업 유치직후 신청한 지원사업의 문제는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련법과 정책의 연관성에 대한 파악이 미흡했고 정권 및 정책변화 추이에 무감각했기 때문에 면피용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었다. 특히 지원사업 선정단계에서 중요도-시급성-시너지효과-양과 질적 문제를 고려했었어야 했는데 결과는 대규모 사업이 전무했고 기존 계속 사업 또는 당연 지원 사업이 포함되고 말았다. 지원사업 선정 후 과대포장 돼 과잉기대를 불러왔고 정서적인 혼란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원사업으로 확정된 55개 사업의 조기실현과 단편적 조각 그림 성격에 도시 발전 모델을 탈피하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도시 발전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첨단에너지 관련 산업을 문화관광산업에 뒤를 이어 제2성장 동력으로 삼아 도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를 바탕으로 하는 중장기 발전 로드맵이 필요하다. 현재의 과제는 국책사업의 실상을 파악, 인식하고 이미 확정된 55개 사업의 조기실행 방안을 세워야 한다. 특히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고 시민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시민과 지역 정치권의 의식변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통합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김성장 경주희망시민연대 공동대표=지금 경주에 필요한 것은 100년, 1000년 대계를 위해 개인감정을 버리는 것이다. 국가로부터 방폐장 주변지역에 필요한 것을 받아 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시민들이 실망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잘 살수 있도록 해준다는 약속만 있었지 무엇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3개 읍면지역에 쌀을 전량 수매한다고 해놓고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 특별지원금 3천억원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외국의 유명한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해 1천년, 2천년 후까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선물을 만드는데 사용해야 한다. 경주는 앞으로 세계 원자력의 메카가 될 것이다. 석유가 고갈되고 나면 경주가 신성장산업에너지 메카로 우리나라의 중심,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경주는 역사문화와 첨단과학이 함께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환골탈태 하는 각오가 필요하며 특히 지도자들이 경주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해 준다면 경주는 희망이 있다. ▲박 모씨(41·건천읍)=시민들이 방폐장을 유치한 것은 문화재보호법 등 오랜 규제로 침체되고 있는 경주가 희망이 있는 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찬성했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은 오픈된 가운데 진행되어야 하는데,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과 양성자가속기 사업 등을 볼 때 과연 우리가 기대했던 경주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사업인지 의문이 든다. 우선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차후의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그동안 아무 갈등이 없던 경주가 왜 분열됐는가? 바로 자신의 자존심만 중요하고 자신의 몫만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경주가 거듭 나기 위해서는 이기를 버리고 이타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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