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고 깊은 가을하늘 아래 메뚜기들과 억새의 춤사위가 절정을 이룬다.
여문 속살 채운 벼들은 고개를 한껏 숙인 채 황금물감 풀어 마지막 단장에 여념이 없다.
올해는 기후가 좋아 대풍이라는데 애지중지 키운 곡식들, 제 값 받을 수는 있을런지...
농촌체험관광은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농촌의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활성화 시켜 농업인의 소득과 연계하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길이기도 하다.
경주시는 2002년부터 전통테마마을 육성을 시작했다. 올해는 좀 더 체계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지원하기 위해 경주시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관광계’를 신설했다.
농촌의 새로운 사업으로 정착하게 될 농촌체험관광 활성화사업은 3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하나, 농촌전통테마마을 조성
농촌의 고유한 전통문화자원을 발굴하고 도농간 교류촉진을 위한 자원으로 개발, 활용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식 함양과 농업인 소득 증대를 도모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 마을 고유의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 놀거리, 살거리 등 부존자원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 및 운영 매뉴얼을 개발한다. 체험·학습 시설, 생활·편의시설, 마을환경 정비, 경관 조성 등은 물론이고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마을 운영 및 프로그램 실행방법, 시설물 관리, 민박 운영,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다. 또 친환경 농특산물, 농산물 가공, 테마상품, 캐릭터 등 소득자원을 개발하고 홈페이지 운영관리, 홍보물 발간 등의 홍보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2002년에 조성한 안강 옥산리 ‘세심마을’은 2005년 체험관광 우수상 등을 4회나 수상했다. 올해 보조금 3억원을 받아 넓은 체험관과 공동화장실 등을 새로 만들었다. 주변 환경정비와 프로그램 개발, 보완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제는 자리를 잡아 안정된 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세심마을의 이우근 사무장은 “체험관광은 노령화 되어가는 농촌에 적절한, 농업의 신개척분야라 할 수 있다”며 “체험강사를 마을 자체에서 20여명이 담당한다. 70세 이상의 노령층이 충분한 대우를 받으면서 소득도 올리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강사와 체험교사의 사전교육도 필수다. 이 사무장도 농촌체험관련 교육과 선진지, 해외견학 등을 셀 수 없도록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야 이 분야에서 현재 상황을 판단할 수 있고 발 빠르게 대처해 선점할 수 있다고.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유교문화가 깊은 전통마을이어서 반대가 심했고 주민화합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사업이 안정된 지금은 웬만한 경조사보다 우위를 두어 빠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또 수익의 일부를 마을 공동자금으로 적립해 마을 전체를 위해 사용한다. 10월 현재 세심마을 체험인원은 일본수학여행단을 포함해 2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시 농기센터는 올해 사업비 2억원을 지원해 양남 신대리에 ‘산에들레마을’을 조성했다. 이곳은 민들레를 이용한 건강체험과 산촌문화체험 등 26종의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간 방문객 3천명을 목표로 사업 시행에 들어갔다.
둘, 농촌교육농장 조성
체험농장과 지역 농촌관광의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농촌체험교육농장 시범사업은 지역 내 5개소를 조성한다. 1개소당 2천500만원을 지원해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한 농장별 테마발굴, 교육시설 및 장비를 설치하고 전통테마마을과 연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교육과정 및 아동발달 특성에 적합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단순체험 위주가 아닌 주제별 연관 교육으로 진행된다. 가장 이상적인 1회 수용인원은 40~50명이며 100명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가족단위로도 된다. 신설되는 5개의 교육농장을 소개한다.
1)암곡동 ‘뿌리식물농원’은 봄채소 기르기, 감자 고구마 등 뿌리식물의 식생교육을 위주로 하며 두부만들기와 곤충체험을 고려중이다.
2)안강 세심마을의 ‘넝쿨이덩쿨이’는 수세미, 조롱박, 방울토마토 등 넝쿨식물의 식생교육을 한다.
3)천북 화산리 ‘우송분재, 야생화농원’은 분재 및 소나무, 야생화의 식생 교육장으로 활용한다.
4)산내 일부리 ‘푸른옥상 푸른정원’은 도시녹화식물인 세덤류 20여종 재배로 옥상녹화사업과 환경에 대한 교육을 한다.
5)양남 신대리 ‘산에들레 곤충농장’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의 생태교육을 한다.
셋, 농촌체험관광 교육과정 운영
모든 사업에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농촌체험사업 또한 시대에 부응하는 마인드를 가진 농촌관광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에 시 농기센터는 농촌체험관광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농촌체험관광 개발능력을 배양하고 농촌체험관광 리더십 함양 및 운영 능력교육을 한다. 또 국내 선진농업 사례연구 및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 등 이론, 토론, 실습 참여형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44명이 농촌관광의 기본지식, 운영요령, 전망, 마케팅 요령 등에 대해 교육 중이며 70시간의 교육시간이 채워지는 오는 30일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내년도에는 심화과정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마을 단위의 농촌관광 사업을 시 농기센터를 중심으로 한 경주농촌관광의 종합 메뉴얼 개발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경주농촌체험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용역과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이우근 사무장은 “체험인원 연 5만명을 목표로 하면 평균 체험비를 2만원으로 보았을 때 연 10억의 농외소득을 올리게 된다. 그러면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지도 않을 뿐더러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시 농촌으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시골의 인심처럼 아버지, 삼촌, 오빠가 함께 모내기 하던 그 때의 모습을 변함없이 볼 수는 없겠지만 희망적인 메시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새로운 변신을 하는 농촌이 우리를 부른다면 큰 맘 먹고 돌아가 봄직도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