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주 주민대책위 처음으로 공론화
시의회 재논의 위해 대안 마련 나서
방폐장 주변 3개 읍면(감포·양남·양북) 주민들로 구성된 ‘방폐장 유치확정에 따른 지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한수원(주) 본사 이전부지 문제를 공론화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의회가 재논의를 위한 대안마련에 나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론화 시작되다=방폐장 유치와 한수원 본사이전부지 결정 당시 3개 읍면지역을 대표한 대책위는 한수원 본사이전부지를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되게 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책위가 이번에 한수원 본사 문제를 공론화 한 것은 지역발전을 위한 최상의 카드를 원하는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책위 상임집행위원 20여명은 지난 20일 오후 동경주농협 회의실에서 집행위원 회의를 열고 ‘한수원 본사는 양북면 장항리로 원칙대로 주장하자’고 전제하면서도 ‘한수원 본사를 시내권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 위원은 “한수원 본사의 시내권 이전을 거론한 이들이 아직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 없기 때문에 공론화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위원은 “(장항리로 결정 된)한수원 본사 이전부지가 축소된 만 큼 시내로 이전하게 될 경우 3개 읍면지역의 발전에 어떠한 대안이 있는지 그 효과는 어떤지 대안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모 위원은 한수원 본사 하나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하자는 의견은 냈다.
K위원은 “한수원 본사 시내권 이전은 필요에 따라 재논의 할 수도 있다”며 “이제는 대안으로 무엇을 줄 것인가를 기다리지 말고 방폐물관리공단과 학교, 병원, 산업단지, 수산물가공공장, 제2보문단지 등 3개 지역별로 필요한 것과 방폐장 유치 특별지원금 일부 지원 등을 요구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K위원은 “동경주지역의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주민공청회와 주민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대안 찾기에 나선 경주시의회=지난 22일 오전, 경주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동경주 주민들의 동의를 전제로 재논의를 위한 대안을 찾아 제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9일 전체의원 간담회가 의견교환 수준이었다면 22일 간담회는 상당한 진척을 보인 것이다. 이는 지난 20일 열린 동경주 주민대책위의 회의 결과에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승환 의원(감포·양남·양북)은 “대부분 동경주 주민들이 동의하에 하겠다고 하지만 아직 어떠한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기대심리 또한 갖고 있지만 과연 무엇을 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며 “본사를 도심으로 가져오려면 주변지역에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며 대가를 주지 않고는 재논의를 할 수 없다”며 “시장과 의장이 지금까지 인센티브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은 섭섭하다.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빨리 하지 않으면 없던 것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태 의원(감포·양남·양북)은 “지원이 안되는 상황에서 본사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장과 시장이 책임질 수 없는 부문이다. 동경주 주민들에게 오해 없도록 하는 것은 누가 할 것이냐”며 “믿을 사람이 없다. 내용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종근 의원(내남·건천·서면·산내)은 “한수원 본사이전 문제가 최대현안이 됐다. 의회는 시민들에게 위임받은 일을 하는 곳이다.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된다”며 “의회는 좋은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해야 하며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의장단에게 맡겨서 정해지면 의원들에게 이야기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의원들은 이날 한수원 본사 이전부지에 대한 공론화 의견을 피력하면서 어떠한 형태든 빠른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주장 했다. 그러나 유영태 의원은 이진구 의장이 행사장에 나가서 한수원 본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책상위에 있는 명패를 밀치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러한 진통 속에 이진구 의장은 재논의를 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시장이 할 수 있는 것과 한수원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취합해 시의회가 중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물살 타는 분위기=지난 20일 동경주 주민대책위 회의, 22일 경주시의회 간담회 분위기로 보면 한수원 본사 이전부지 재논의는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하는 장애와 최대의 대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제는 여전이 남아있다.
시의회 간담회에서도 나타났듯이 시의원 대부분은 대안이 확실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논의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진구 의장과 백상승 시장, 지역 정치권이 명분을 찾고 이를 현실화 시키는 노력이 현재로선 가장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재논의를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재논의를 바라는 주민들에게 모두 공감이 가는 시너지 효과를 지역 지도자들이 찾아야 하는 것이 재논의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