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항암·항염·항산화효과 싱그러운 가을이 오면 탱글탱글 향기로운 배가 탐스럽게 익어 유혹한다. 아삭아삭 입안에 베어 물면 달콤하고 시원한 과즙에 녹을 지경이다. 명절이 되어야 귀한 몸 제대로 대접받는 명품과일. 세계시장에서 절대 경쟁우위를 가진 몇 안되는 한국의 과일이라 하니 또한번 놀랄 수 밖에... 배에는 과당,자당,사과산을 주로 한 주석산, 구연산, 효소 등의 성분과 비타민 B, C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칼륨과 펙틴(수용성 식이섬유)은 혈압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가래기침, 숙취, 소화, 배변이뇨작용, 해열에 효과가 있으며 수분 함량과 당도가 높아 성인병 예방과 건강유지에 좋다. 또 연육효소가 있어 고기를 배와 함께 재웠다가 먹으면 연해지고 소화가 잘되며, 생배를 썰어서 환부에 붙이면 종기의 근이 빠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체내의 발암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배의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항암·항염·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당뇨병과 신장질환 환자는 당분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제대로 빚은 명품 현곡배 현곡 관내 100ha 180호 농가에서 연간 1천500여톤을 생산하고 있다. 2000년 50톤을 동남아로 처음 수출한 이래 매년 200여톤을 수출해 외화획득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금곡산 아래 청정지역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초생재배와 토착미생물, 한방영양제 등을 이용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 중인 현곡배는 1999년 7월 농관원으로부터 저농약품질인증을 받았으며 경주 내에서의 비중은 70% 이상을 차지한다. 수출은 90% 가량 주도하고 있다. 또 작년 6월 현곡을 중심으로 외동, 안강, 천북을 포함한 경주수출배작목반은 원예전문생산단지로 선정돼 농림부로부터 물류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수확된 배는 현곡배 배서방 브랜드와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 브랜드인 이사금으로 출하하여 고품질로 판매되고 있다. 현곡배는 작목반 선과장을 이용해 공동선별, 공동출하하고, 공동계산제를 도입해 농가와 농협 간에 생산과 판매를 이원화함으로써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통해 규모화된 농산물로 시장경쟁력을 높였다. 수확시기도 예전에 비해 10여일 앞당겼다고 한다. 이는 지구온난화현상으로 평균기온이 상승한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이 예전 수확시기를 고집하거나 전달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난해 수출된 배가 과숙이 되어 얼룩이 지고 곰팡이가 생겨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과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황토흙을 과원에 덮고 각종미네랄 및 아미노산을 가정에서 손수 제조하여 과면에 엽면살포하기도 하며, 일부 농가는 친환경자재를 보충 살포한다. 또 품질관리 기술 습득 및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한 선진지 견학, 친환경교육 참여 등으로 상품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곡배작목회 힘들여 생산한 배를 개인적으로 사설공판장이나 청과상회에 판매하다보니 제 값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117명의 회원들이 1991년 현곡배작목회(회장 김윤식)를 결성했다. 조직화된 규모로 출하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안정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전 회원이 친환경저농약 품질인증을 획득하기에 이르렀다. 현곡배작목회는 연간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를 각 1회씩 개최하고 기술교육을 병행해 회원의 농업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중요한 사한에 대해 수시로 이사회를 개최하여 여러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 정부지원금과 작목반 부담금으로 1994년부터 매년 연차적으로 농산물 저온저장고와 선과장, 지게차, 파래트, 콘테이너 등을 구입해 공동시설, 장비를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03년 경북 농산물수출 생산단체 수출유공 50만불탑을 수상했으며 2006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이달의 작목반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대만, 일본 등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300톤, 4억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주배연합회 김윤식 회장은 “적은 규모로는 상인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한 작목단지에서 200톤 이상 생산, 선과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농림부에서 지원되는 사업도 농가부담이 5~60% 되면 소규모 작목반은 소진할 능력이 안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경주전역 배작목반이 하나로 뭉쳐야 시장경쟁력이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사도 기술이고 경영이다 배 농사의 첫 번째 조건은 그 해의 일기다. 올해는 태풍이 없었고 일조권이 좋아 당도가 높고 수확량도 증가했다. 그러나 역시나 농촌 일손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봉지씌우기 등은 모두 수작업으로 해야 하고 하루 5~6명의 일손이 필요한데 젊은이가 없어서 현재 노동 연령층이 7, 80대에 이른다고 한다. 봉지씌우기나 적과를 할 때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어서 인력지원을 받더라도 어느 정도 숙련된 사람을 써야한다. 연한 배 꼭지를 약간만 비틀어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수 농사와 수출 농사는 수확시기도 조금 차이가 난다. 아열대지방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약간 설익은 상태에서 수확해야 유통과정에서 견딜 수가 있다. 수출 수량은 연중 배 씌우는 봉지를 사면서 어느 정도 잠정적으로 나온다. 6월 중순에 가계약을 하고 작황을 보고 10월 수출 무렵 단가를 조정한다. 내년도에는 황금배를 비롯한 조생종도 수출 계획 중이라며 “현곡배작목반은 한번 약속한 수량은 무조건 지킨다. 그것이 신용”이라고 김 회장은 말한다. 또 “우수농산물 안전관리제도 전면 시행을 앞두고 큰 규모의 사업에는 지자체에서 시설부분이라도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이후 배를 구입하면 무의 바람들이 현상이 생겨 맛이 없어진다. 구입 즉시 하나하나를 비닐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다. 또 다른 과일에 비해 다량의‘에틸렌가스’를 배출하는 사과와 같이 두면 쉽게 부패한다. 배의 껍질은 거칠고 쓴 맛이 나기 때문에 벗겨 먹지만, 배 껍질에는 펙틴 등의 식이섬유소와 알부틴, 에피카테킨 등 생리효능이 있는 페놀화합물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러므로 익히거나 요리할 때 껍질째 먹으면 배의 영양분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다 먹을 수 있다. 김윤식 회장은 작년 2월에 서라벌대학 친환경농업기술과를 차석으로 졸업했다. 늦은 공부를 한 이유가 뭐냐고 하니 “농사 잘 지을라고요. 제대로 알아서 친환경으로 확실하게 해야지요”라고 한다. 한발 앞선 생각과 부단한 노력이 일구어낸 ‘현곡배’이기에 수출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한가지, 현곡사람들의 관심과 단합이다. 경주농업 기획기사를 취재하면서 이번만큼 지대한 관심을 본 일이 없다. 현곡배작목회 김윤식 회장, 최병곤 부회장, 서병윤 총무, 최성환 재무, 현곡농협 김용래 조합장, 서재천 전무, 박태윤 과장 외 직원 1명, 현곡면 박태수 면장, 경주시농업기술센터 현곡상담소 장지대 상담소장 등과 함께 직접 농가를 찾았다. 이날 취재에 협조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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