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그림을 그림에 있어서는 먼저 바탕을 희게 한 후에 할 일이다’ 라는 뜻이다.
공자시대에는 그림의 양식이 바탕(천)을 희게 칠하여 깨끗하게 한 다음에 그리는 채색화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회화의 기본은 색을 칠하여 구성하는 그림이었고 붓으로 단번에 선으로 그리는 문인화는 취미의 그림이거나 서예의 일부분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는 보통 모든 그림의 종류를 통틀어서 회화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회(繪)’와 ‘서(書)’의 구분된 의미를 짚어 보고자 한다. ‘서(繪)’는 ‘사( )’와 ‘회(會)’라는 두 의미의 글자가 합해서 이루어진 문자다.
실( )은 가는 선(線)이다. 이 실을 가로와 세로로 엮어 놓으면 천이 되며 이것은 곧 하나의 면(面)으로 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 선을 그어 면을 이루고 이 면에 채색하는 방법이 바로 회(繪)이며, 영어로는 ‘Painting’이라고 한다.
동양화의 채색화류는 모두 이 분야에 속하며 서양의 유화, 수채화도 물론 회(繪)의 범주에 들어간다.
書는 획(劃)과 같은 뜻이며 ‘긋다’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선을 긋고 획으로 이루어지는 그림을 말한다. 따라서 선위주로 구성되는 문인화, 사군자 등이며 영어로는 ‘Drawing’이 이 영역이며 선으로 그린 연필화나 펜화 등이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그림을 선으로 그리거나 면을 채색하는 기법의 모든 그림을 통털어서 회화라고 부르고 있다.
공자가 ‘회사후소’라는 말에서 ‘희 바탕’을 이야기 한 것은 그림의 재료로서 바탕을 예로 들어 말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마음바탕’을 얘기하고자 한 것이리라 본다.
즉 작가의 정신적 자세―순수한 마음, 교만이나 위선이 없는 소박한 진실성―을 지적했다고 하겠다.
자칫 재주가 뛰어나게 되면 정신적인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재주로 인한 교만심은 인(仁)과 선(善)을 잃게 되며 결국 작품에서는 인간미를 찾아 볼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