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고유 명절 한가위다.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에 맞는 한가위는 어느 명절 때보다 더 넉넉하고 즐겁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날씨덕분에 풍년농사가 예감되어 즐거움을 더한다. 각종 과일도 맛과 향이 좋고 수확량도 많다고 한다.
금년처럼 풍년을 일구어 놓은 채 넉넉한 마음으로 반가운 친지들과 함께하는 한가위는 특별히 더 즐겁다. 맑고 높은 하늘에 솟은 휘영청 밝은 보름달처럼 가슴 벅차고 설레는 한가위이기를 소망해 본다.
그러나 올해 추석명절을 맞는 시민들의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만은 않아 걱정이다. 시민들의 이러한 그늘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마음이 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맞는 추석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때 리터당 140달러를 오르내리던 사상초유의 고유가 영향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와 소비자물가 상승,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 오락가락하는 국가정책, 환율인상, 주가폭락, 경제위기설, 촛불집회, 종교편향으로 인한 사회갈등 증폭 등등... 최근 우리사회에 일어난 일련의 현상들이 가히 상식을 넘어 충격적이기 때문에 위기감과 불안감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늘 기회와 함께 찾아온다고 했다. 결코 절망하지 않고 간절히 소망하는 사람은 반드시 꿈을 이룬다고도 했다.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고 친지간에 우애를 돈독하게 하는 거룩한 뜻을 지닌 우리민족의 대명절 추석한가위를 맞아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화합하여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국난의 위기를 극복하고 각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명절일수록 더욱 쓸쓸하고 외로운 어려운 우리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