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앞 350년 된 팽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방하마을 아이들. 보호수라 적힌 팻말이 있지만 야단치는 이는 없다. 청마 선생도 저 나무를 놀이터 삼아 뛰어가 안기곤 하셨겠지. 늙은 나무의 주름진 가지사이로 청마를 닮은 햇살이 반짝인다. 경북문인협회(회장 김종섭)가 지난 31일 오전 8시 청마의 발자취를 찾아 떠났다. 경북문단 23호 출간 기념 및 청마 유치환 탄생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이날 문학기행에는 경북문협 회원들과 경주문예대 동문 등 100여명이 참가했으며 서라벌대학에서 2대의 버스를 무료로 지원했다. 3시간 남짓 달려 거제에 도착한 일행은 거제문인협회 회원들과 합류해 안내를 받으며 거제시를 둘러봤다. 둔덕면 방하마을에 위치한 청마기념관에 도착해 간단한 기념식을 가진 후 기념관과 생가를 둘러본 회원들은 뜰에 있는 팽나무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시 버스를 달려 통영시에 있는 청마문학관에 도착한 일행은 선생의 유품들과 사진을 감상하고 시설 관계자로부터 청마 선생의 사랑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다른 일정은 취소하고 경주로 돌아가는 버스는 명절을 앞둔 벌초객들의 차량에 막혀 거북이 걸음을 걸었지만 차안에서 즉석 노래자랑이 열려 지루함을 잊게 했다. 김종섭 회장은 “차가 막혀 1박2일이 되어버렸지만 이것 또한 오늘 여행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회원이 참여한 것은 오랫만이라 더 기쁘고 앞으로 있을 경북문협의 다른 행사도 최선을 다해 준비할테니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통영에서 경주까지 7시간을 달려 12시 10분쯤 도착해 일행은 늦은 저녁을 달게 먹으며 긴 일정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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