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외래 관광객들의 내방이 잦은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대중교통수단의 운영이 원활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광객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고 도시 이미지 실추와 함께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도시 경쟁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택시의 경우 가장 일선에서 직접 관광객을 맞이하는 첨병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도시기능의 하나다. 따라서 택시의 원활한 운행과 기사들의 친절은 도시이미지의 바로미터에 다름없다. 그런데 최근 개인택시가 경주시의 부제조정에 반발하고 있고, 또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미묘한 이해관계로 택시기사들 간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에는 현재 개인 767대와 법인 446대 등 모두 1천213대의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이들은 1970년부터 모두 6부제로 운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택시업계의 불황으로 법인택시노조가 부제조정을 요구해 경주시종합교통발전소위원회가 법인 5부제, 개인 4부제로 각각 확정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부제 적용으로 수익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개인택시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는 2005년 택시총량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연차적으로 개인택시를 늘리는 대신 6부제 운행을 축소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현재 경주에서 운행되는 택시의 수가 많고, 택시업계의 불황으로 부제조정이 불가피하다면 객관적인 방식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이해당사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했다.
2005년 실시한 택시총량 산정에서부터 부제조정 주체인 경주시종합교통발전소위원회 구성에 이르기까지 불합리한 부분이 없었는지도 살펴볼 일이다.
택시총량제 산정 당시 인구증가예측과 실차율 및 가동율 조사 등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높다.
방폐장 유치와 한수원 본사이전, 양성자가속기 사업 추진 등으로 목표연도인 2009년에는 경주시 인구가 30만5천54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반대로 인구는 꾸준히 감소해 현재 경주시 인구는 27만명에 불과하다. 실차율의 경우도 조사 시점과 기간, 조사 위치 등에서 객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부제를 결정한 소위원회에도 법인·개인·민주노총과 시의원, 교수, 경찰관계자 등 7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해당사자들의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정확한 수요예측과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경주시는 이해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부제조정안을 끌어낼 수 있는 근거와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개인택시의 반발을 이유 있게 수용하고 그들이 납득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야한다. 그리고 개인택시의 매매를 제한하거나 경주시가 일괄 매입하여 개인택시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도 연구해야할 일이다.
이번 택시부제조정 문제로 빚어진 갈등이 집단반발로 이어져 택시의 원활한 운행이 어렵거나 기사들의 불만이 승객들에 대한 불친절로 이어져 경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경주시는 이번 기회에 지역 택시업계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향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관계자들에게 제시해 부제조정에 따른 갈등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