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5(법인)·4(개인)부제 결정수용 못한다” 법인노조 “흡족하지 않지만 38년 만에 결정 다행” 경주시가 38년만에 택시부제를 법인 5부제, 개인 4부제로 조정했지만 개인택시 측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주시는 지역에 택시운행대수가 지나치게 많아 택시부제 조정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지난 2005년 실시한 택시총량 산정 당시에 인구예측과 실차율 조사 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05년 경주시 택시총량 산정에 문제없었나?=2005년 경주시 택시면허대수는 1천139대(법인 446, 개인 693)로 꼭 같이 6부제로 운영되었다. 시는 2005년 6월 건교부의 택시지역별총량제 보완 시행지침에 따라 총량제 산정을 위해 용역업체에 용역(2005년 9월 27일~2006년 1월 14일/110일간)을 의뢰해 실차율 및 가동율 조사, 택시현황 분석, 향후 5년간 인구 증가 추이 등을 조사해 택시총량에서 89대, 향후 5년간 인구 증가에 따른 요인 2대 증차 등 2009년까지 총 91대의 증가 요인을 보고받았다. 그리고 2005년 19대, 2006년~2009년까지 각각 18대를 증차한다는 계획을 수립 시행했다. 당시 시가 목표로 잡았던 2009년 경주시 인구는 30만5천542명. 이같은 수치는 방폐장 유치와 한수원 본사이전, 양성자가속기 사업 추진 등을 예측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올해 8월말 현재 경주시 인구는 27만명으로 2005년 당시보다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다. 손님을 태우고 다니는 실차율 조사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1주일에 3개 지점에서 2회 조사를 평균으로 해 54.31%라는 실차율이 나왔다고 했지만 조사 시점과 기간, 특히 조사 위치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모 택시운전자는 “실차율 조사를 하는 지점이 손님을 태우고 가지 않으면 택시가 갈 일이 없는 길목에서 하는 것이 문제”라며 “정확한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조사지점 뿐만 아니라 시간, 계절별 조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택시부제 조정 어떻게 나왔나?=이번 택시부제조정은 지난 14일 열린 경주시종합교통발전소위원회가 부제조정 회의를 갖고 결정했다. 소위원회에는 법인·개인·민주노총과 시의원, 교수, 경찰관계자 등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 관계자는 “7명의 의견을 받아 평균을 낸 수치가 법인 5부제, 개인 4부제로 나와 결정했다”며 “결정전의 결과에 대해 모두 수락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측의 반발이유는?=이번 결정에 대해 개인택시 측은 수용할 수 없다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그리고 한규호 개인택시 지부장이 지난 18일부터 시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다 탈진해 22일 병원에 입원했으며 28일 현재까지 퇴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지부장은 “나도 우리(개인택시) 욕심만 부리는 것이 아니라 1부제(6·5부제)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그렇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합리한 결정을 기대 했는데 결과는 달랐다”며 “6·5부제가 아닌 5·4부제가 된 것은 그동안 이야기 했던 신뢰가 무너진 것이기 때문에 수락하겠다는 약속은 의미가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지부장은 또 “소위원회 회의때에 앞으로 18대를 증차한 후에 실차율 조사와 증차요인 등을 분석해 요인이 없으면 추후 인구가 35만명이 되면 몰라도 그때까지는 증차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며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경주시 택시지부는?=손창원 민주노총 경주시택시지부는 이번 부제 조정에 대해 “흡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38년만에 부제 조정이 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손 지부장은 “조정에 앞서 견학을 많이 했는데 개인택시가 염려했던 프리미엄이 없어지거나 수익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그러나 법인과 개인이 꼭 같은 조건으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6·3부제를 주장했으나 아픈 부분을 같이 나누자는 의미에서 5·4부제로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손 지부장은 또 “문제는 개인택시의 경우 출생신고는 있고 사망신고는 없다는 것이며 매매가 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 면허를 사고팔고 할 수 없는데 유독 개인택시만 정년제도 없이 사고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지역 택시 더 늘어날까?=내년에 18대가 늘어나면 경주지역 택시는 총 1천231대가 된다. 지금 경주시에 택시가 많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증차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다시 택시총량 산정을 위해 조사를 하게 되며 이에 맞는 증차계획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개인택시를 목표로 하는 법인택시 내 10년 이상 장기무사고운전자가 120명이 가량이나 되기 때문에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해결책은?=영업부진으로 인한 택시업계의 고충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정책에 의해 대리운전사업이 성행하고 학원이나 학교 등에서 버스를 운행함으로써 택시 이용객이 그 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적정선의 택시수를 유지하면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개인택시의 경우 국가에서 사들여 예치해 두었다가 증차 요인이 생기면 대체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계 문제가 걸려 있어 관련자(법인이나 개인)들의 입장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요예측과 결과물을 이끌어 내고 이를 반영하는 일은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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