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오랜 숙원이었던 시립화장장 이전을 위한 부지가 서라벌공원묘원 뒤쪽 서면 도리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들이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고, 시위과정에서 경주시장과 부지선정위원장이 주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일어났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시는 낡고 좁은 현 경주시립화장장의 현대화 사업을 위해 새로운 부지를 확보, 이전할 계획으로 지난 3월부터 부지 공모에 들어갔다. 화장장의 경우 주민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있어 새로운 이전부지 확보가 쉽지 않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만큼 주민들의 자발적인 유치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3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내걸고 부지 공모에 들어갔던 것이다. 방폐장 부지 선정과정에서 보았듯이 주민동의절차를 사전에 걸러 사업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되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부지 공모에서 선정까지 무수한 주민반발이 이어졌고, 경주시청은 화장장 반대 시위집회로 몸살을 앓았고, 시가지 곳곳에는 화장장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끊이지 않았다. 부지선정 일정도 순조롭지 않아 몇 차례 연기 끝에 가까스로 최종 부지를 선정했다. 그러나 시립화장장부지로 선정된 서면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닥치고 있고, 선정절차와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에 직면해 있다. 시립화장장 이전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이는 시립화장장 이전과 현대화 계획, 특별지원금을 내건 공모 방식 등 경주시가 추진한 일련의 사업진행 의도는 훌륭했으나 그 추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석연찮은 점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사업은 주민동의 절차가 가장 중요한 덕목임에도 사업신청과정에 이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자가 미리 걸러야할 주민반발을 경주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부지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그 평가기준과 절차가 객관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지나 않나하는 시비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주시는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생각하는 사업일수록 시민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진실한 자세로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해야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부지선정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동의 절차를 성의 있게 수행하여야 한다. 결정되었으니 너희들은 따라오라는 식으로 주민의사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 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진실하다면 시민들도 동의할 것이고, 해당지역 주민들도 대승적인 입장에서 겸허히 수용할 것이다. 경주시민들의 해묵은 숙제를 순조롭게 풀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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