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기쁨을 아는 부부 점점 커지는 박수와 웃음소리는 온 몸을 웃게 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어르신들이 신나는 장단에 못이겨 어깨가 덩실덩실, 엉덩이가 실룩실룩하더니 순식간에 몇 년은 젊어진 듯 훌훌 털고 일어서 내지르는 몸짓이 가벼워보인다. 왕명숙(59)씨와 함께하면 울던 아이도 신나 춤추게 된다. 기차놀이 하다가 알게 된 오락봉사 탁상용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는 스케줄표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하루를 말해주고 있다. 월요일은 시각장애자협회와 YWCA, 화요일은 용강동주민센터 노래교실, 수요일은 장애인복지관, 목요일은 용강복지관 목욕봉사, 금요일은 시립요양병원과 대자원. 10여년 전 경주시보건소 원화회 자원봉사자로 가입해 꾸준하게 봉사에 참여했다. 2001년 회장을 맡으면서는 처음 23명이던 회원이 140명으로 늘어나 14개 분야로 나누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에 MBC가 수여하는 봉사단체 문화대상을 받았고 상금 300만원은 무의탁 노인께 도배를 해드렸다. 6년 전 성건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기차놀이를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며 오락봉사에 눈을 뜨게 되었고 레크리에이션 지도자과정과 웃음치료사 공부를 하게 됐다고. 2005년에는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의 주부봉사단장을 하며 볏단을 묶고, 토마토순 치는 등 농촌체험활동으로 영역을 넓혀 신선한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40대 중반에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도 못했다며 봉사를 통해 발견하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에 놀랄 정도라고 한다. 웃음을 통한 기적을 간절히 염원한 봉사의 시간들 탑동에 사시던 다리 한쪽 없으셨던 오정필 할아버지께 3천원짜리 장갑을 선물했는데 두고두고 덕담을 하셔서 지금도 가슴이 짠하다. 내남에 식물인간이 된 할머니를 지극정성 간호하는 할아버지을 보며 가슴 뭉클했던 일, 돌아와서 눈물 펑펑 쏟았던 산내 말기암 환우들과의 눈물겨운 웃음 봉사들은 웃음을 통한 기적을 간절히 염원하고 경험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오락봉사를 위해 늘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야 하지만 웃음 봉사가 스스로를 풍요롭게 만들어 수십 명과 함께 웃고 기뻐할 수 있는 지금에 참 감사한다고. 밝은 웃음을 퍼뜨리는 아내 친구들은 왕명숙씨와 이야기만 나누어도 명랑한 목소리와 밝은 웃음에 전염이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남편 김태술(65)씨도 항상 사람들을 정성으로 대하는 아내의 모습은 천심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오랜 공직생활 은퇴 후 열심인 모습을 보면 힘이 되어주고 싶어 집안일도 도와주고, 점심도 알아서 챙겨먹고, 아내의 건강음료와 영양제도 챙긴다. 부부가 유일하게 일치하는 취미는 화초 가꾸기. 서로 다른 취미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남편의 모습에 ‘부부란 이런 거구나!’ 하고 감동받는 왕명숙씨는 나이 들어 더 소중함을 느낀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분들도 많아 조심스럽지만 참여하는 이웃이 늘어나 온 시민이 봉사자가 되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왕명숙씨. 요즘은 섹소폰 동호회와 아동학대 도우미 역할도 하며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늘 시간 빠듯하게 활동하다가 조금 느슨해지면 허전하고 이상하다며 ‘봉사도 중독’이란다. 나누면 더 큰 기쁨이 돌아오는 것을 아는 그녀와 경주시민이 함께 봉사하는 그날을 위해 ‘파이팅!’을 외친다. 전효숙 객원기자 ▲(위)화초가꾸기가 취미인 왕명숙·김태술씨.(아래)현곡 요양병원에서 오락봉사중인 왕명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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