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선거 후유증 감사에 영향 미친 듯
2008경주시행정사무감사
제1행감특위 결산
◆생방송 취소에 감사도 흐지부지=이번 행정사무감사의 케이블방송 생중계가 취소되자 본청 감사를 맡은 제1감사반은 생중계를 했던 작년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작년에는 의원들이 방송을 의식해 자리를 비우지 않고 서로 앞 다투어 집행부를 추궁하는 열띤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는 제1감사반 11명의 의원들이 모두 자리를 지킨 것은 드물 정도였다.
또 과거에는 늦은 시간까지 감사를 실시하는 열의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대부분 오후 7시전에 감사를 끝냈다. 일부 의원들은 생방송 취소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케이블 방송에서 행정사무감사를 생중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많은 호응이 있었다. 이번에 취소된 것은 열린 시정, 열린 의회와는 전혀 맞지 않다. 그러나 생중계가 안된다고 의원들이 흐지부지하게 감사를 한다는 것은 결국 작년에는 방송을 의식한 감사를 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생방송과 관계없이 철저한 감사를 하는 것이 의원들의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내용 빈약, 준비된 감사인지 의문=제1감사특위가 이번에 집행부에 요구한 감사 자료는 많은 국의 경우 100여건. 그러나 의원들의 감사 준비는 자료 요청에 그쳤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제1감사반은 당초 감사준비를 위해 6월 13일과 14일 이틀간 보문단지내 모 콘도에서 합숙까지 했으나 전체 의원 11명이 모두 모여 논의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익수 위원장은 “이틀 동안 모여 논의를 했지만 8명 정도만 참석했다. 일부 의원들은 저녁에 왔지만 11명 전원이 모여 감사 전반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다”며 “의장 선거 전에도 두 차례의 임시 모임을 가졌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전에 감사반 자체에서조차 논의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상 감사가 열리자 의원들의 열의는 떨어졌고 준비 소홀이 그대로 드러났다.
◆알고하는지 모르고 하는지=일부 의원들은 내용을 옳게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집행부에 물어보면서 자신은 몰랐던 것을 알았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의원들도 있었다.
모 의원은 시의회에서 간담회나 예선 심의 과정에서 수차례 논의되거나 사회적 이슈가 된 내용에 대해서도 ‘시의회와 논의도 없이 집행부 마음대로 해도 되느냐’는 등 내용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감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집행부의 행정업무에 대한 감사가 아닌 간담회장 질의하고 답변을 받는 식으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서……’ 라며 집행부의 잘잘못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위원장 운영미숙, 참고인 출석 요구해 놓고 내분만=제1감사특위는 14일 건설도시국 감사에서 신월성 원전 건설소장과 건설업체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이들은 출석은 신월성 원전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유영태 의원의 요청에 의해 출석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들은 14일 감사 시작 전까지 참고인 출석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신월성 건설 관계자가 출석한다는 것을 알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유 의원은 참고인을 출석시켜 놓고 자신의 선거구에 대한 질문만 해 효율적이지 못했고 질문 내용에 대해서도 위원장에게 이야기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참고인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강익수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유 의원이 참고인 신청을 할 때 싸인은 해 주었지만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자료도 제출하지도 않았다”며 “(14일 참고인 출석)하루전날 오후 5시에 의장과 통화를 해 전체 의원들에게 연락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일헌 의원은 “원자력 관련 질문은 시 행정안에 있기 때문에 감사장에서 다룰 수는 있겠지만 공장 근로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감사내용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위원장과 한두 사람만이 아는 증인 출석으로 다른 의원들을 들러리로 만들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강익수 위원장은 “유영태 의원의 요구로 참고인을 신청했다. 다른 의원들이 모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월성원자력 측은 거의 단골로 참고인으로 출석을 하고 있다. 물론 지역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참고인 출석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참고인을 출석시켜 놓고 질문다운 질문도 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질문을 위해 참고인 출석을 요구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꼭 필요한 현안에 대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기관의 참고인 출석 요청은 당연하지만 출석을 요청했으면 의원들도 이에 대한 충분한 근거자료를 갖고 대응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한풀이로 참고인 채택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며 “참고인을 출석시켜 놓고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오히려 의원들의 자질 문제만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단 선거 끝난 후유증=이번에 본청감사가 기대이하로 진행된 것에 대해 불과 10여일전에 실시된 후반기 의장단 선거 여파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제1감사반은 6월 13일과 14일 이틀간 보문 모 콘도에서 감사 준비를 위해 합숙을 했다. 그러나 의장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제1감사반 11명의 의원들이 모두 모인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익수 위원장은 “이번 감사에서 의원들이 다 모이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의장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이라며 “선거가 끝난 후에도 감사에 집중하지 못한 것은 의장단 선거 후유증이 이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