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부제 조정을 두고 개인택시와 법인택시간에 팽팽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경주시종합교통발전위원회가 택시부제조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으나 결정을 하지 못하고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지역 개인택시 기사 300여명은 경주시의 택시운행제도 개편을 앞두고 18일 오후 2시 시청 앞 도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날 “부제 축소는 기사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시 개인택시 면허 계속 발급=현재 경주시 택시면허는 1천195대로 개인이 749대, 법인이 446대. 종사자는 1천349명(개인 749, 법인 600)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6부제에서는 하루에 996대(개인 624, 법인 372)가 경주지역에서 운행된다.
최근 택시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은 개인택시 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건교부의 택시총량제 지침에 따라 증차를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대수가 많은 것은 경주가 관광지임을 감안해 총량제를 더 늘인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지역에는 2005년 이전에는 690대였던 개인택시가 매년 증가해 현재 749대에 달하며 시는 올해는 18대, 내년에는 17대에 대해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다.
▶경주시의 택시부제 조정 방안은=시는 2005년 택시총량제 5개년 계획을 수립, 내년까지 97대의 개인택시를 늘리고 대신 현행 6부제 운행을 축소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시는 2007년 7월 경주시종합교통발전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들어 안동시와 창원, 논산시 등지를 방문해 택시부제조정 사례 견학 및 업무 협의 등을 조사하는 등 지역 택시부제조정을 위해 준비를 해 왔다.
▶개인택시의 반발=개인택시들은 2005년도 택시총량제 연구용역시 6부제를 전제로 택시총량대수를 산정했기 때문에 현행 6부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18일 집회에서 “하루 12시간을 노동해도 남는 것은 고작 4만5천원이며 25일 노동을 해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98만원”이라며 “매년 지속적으로 받아온 총량제란 이유로 일관성 없이 차량만 늘여놓고 지금에 와서야 부제조정을 해야만 된다는 원칙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자가용 영업행위, 대리운전, 렌트카, 학생들 퇴교 차량만 혼잡해 택시들은 갈곳이 없다”며 “자가용 영업행위부터 단속하는 교통행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인 택시의 요구=법인택시(대경민주택시노조, 법인사업자대표자) 측은 2007년 7월 경주시 교통발전위원회에 개인택시부제를 3부제로 조정토록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법인의 경우 부제조정이 되면 수입증가와 휴일증가로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이 활상될 수 있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타 자치단체에서는=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차등해서 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포항시(법인 6, 개인 5) 등 17개 시군이며 꼭 같이 실시하고 있는 곳은 경주시(법인 6, 개인 6) 등 6곳이다. 그러나 성주군(법인 4, 개인 3)과 김천시(법인 5, 개인 4) 등을 제외한 18개 시군이 개인택시라도 6부제 이상을 실시하고 있다.
▶언제 결정하나?=지난 18일 소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각자가 부제조정안을 적어서 위원장에 제출했다. 그리고 위원장이 위원들로부터 받은 안은 봉인해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위원들의 내용을 보관하고 있지만 언제 소위원회를 열어 결정할지는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택시부제가 현행대로 되던, 조정이 되던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지역 택시업계가 충분한 소득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법인과 개인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