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지나 울산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가다 통일전 방향으로 우회해서 가다보면 숨어있는 수목원이라 해도 될 경북산림환경연구소를 만나게 된다. 어떤 이는 연구소라는 이름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이라 생각해 수년간 앞을 지나 다녀도 들어갈 엄두를 못내었다 한다. 12만3천여평에 이르는 경북산림환경연구소는 각종 임업 관련 시험연구와 송이 소나무 생산(특허등록), 우량수목 보존 증식 및 산림병충해 진단 방제연구, 산사태 예방 복구 및 왕경도시림· 수목원조성 및 관리, 식물유전자원 보존 등의 업무를 하고 있으며, 90년대 이후 일반인들에게 환경친화적 학습공간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진입로를 가운데 두고 동남산쪽으로는 본관, 산림전시실, 온실, 야생동물관찰원, 수목전시포, 방향식물원, 약용 유실수원이 있고, 길 건너편으로 야생화전시포, 무궁화동산, 습지생태식물원, 분재소재 생산포지, 화목원, 종보존포지 등이 있는데 보이는 곳 모두 테마가 있는 작은 공원이다. 동물원과 야생화단지는 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고, 쭉쭉 뻗은 메타쉐쿼이야 산책길은 멋진 공간을 연출한다. 또 습지생태연은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주변의 낙우송과 자연그대로의 산책로가 돋보이는 곳으로 이국적인 숲속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본관 뒤 죽림은 흰 망태버섯을 관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 해지기도 했다. 화목원에는 잎이 황금색인 황금소나무와 마로니에로 알려진 칠엽수가 짙푸름을 자랑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후계목 보존원에는 천연기념물과 도지정 문화재(식물)의 묘목이 자라고 있다. 멸종의 위험에 대비한 연구와 체험의 공간이 공존하는 산림환경연구소. ‘신나리 일품송이소나무’는 ’04년 3월 상표등록을 마치고 남산, 울진 등 산지이식사업 후 활착상황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일반 소나무묘목이 400원이라면 송이소나무는 한그루에 만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송이산을 볼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또 무궁화동산은 65종의 무궁화를 종류별로 분류해 우리 꽃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연간 14~15만명이 방문하는 이곳은 4~5월에는 주말야외수업 참여인원이 2천명이 넘을 때도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자연친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멋진 놀이터이기도 하다. 3년전부터는 (사)숲해설가 경북협회 회원들과 경주시니어클럽 숲생태해설가들의 눈높이에 맞는 숲해설 활동으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좀더 내실 있는 볼거리를 위한 전시공간, 체험프로그램 개발, 테마원 확충, 그리고 기반시설인 식수, 화장실, 쉼터조성 등에도 애쓰고 있지만 문화유산지구라 쉽지 않다며 임업시험과 구지회 계장(산림환경담당)은 두손을 모으며 안타까워한다. 방문 3일 전에 해설가와 체험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단, 20~30명 내외의 규모가 적당하다고 한다. 아직은 야생의 공간이 더 많이 남아있어 편안한 산림환경연구소. 천년고도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의 어울림은 당연한 일이다. 문화유산만 귀하게 생각하는 우리가 놓칠 수 있는 자연을 다시 가슴에 안을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전효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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