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유일의 양남 파프리카 영농조합법인
영양소가 풍부하고 색상별로 효능도 다른 퓨전과일 ‘파프리카’.
양남 환서리에 가면 봄 햇살만큼이나 싱싱한 노랑, 빨강, 주황, 초록의 파프리카를 만난다.
식물학적 분류에 의하면 피망과 파프리카는 동종에 속하나 다른 특성이 개발되어 별도의 품목으로 취급 된다.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약간 맵고 쏘는 맛이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매운 맛이 없고 약간의 당도를 가진 착색 단고추를 ‘파프리카’라고 부른다.
◈파프리카농장을 만들기까지
양남 파프리카 영농조합법인(회장 백민석)은 각각의 직업을 가지고 있던 5명이 모여 전국의 파프리카 농장을 견학하고 네덜란드의 우수 농법을 벤치마킹 하는 등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작년에 만든 법인이다. 경주 최초이면서 유일의 양남 파프리카 농장은 1.2㏊ 규모의 부지에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이미 시에서 연차적으로 5ha 규모로 늘이겠다는 계획을 약속한 상태다.
온실의 환경담당인 이대환씨는 “처음 사업계획 작목은 토마토였는데 당시 김경술 부시장이 앞으로의 유망작목으로 파프리카를 추천했다”고 경위를 밝히며 “현재는 부지가 너무 적어 5명이 매달려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다소 무리가 있지만 면적이 늘어나면 필요하게 될 재배기술력 강화를 위해 회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농장안의 자동화 양액시설 및 환경제어 시스템은 농장 규모에 상관없이 어차피 들어가는 시설이기 때문에 규모가 클수록 생산단가가 줄어드는 반면 수입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작기 전환 사업 절실
파프리카는 보통의 경우 7∼8월 파종하여 9월에 정식, 11월경부터 다음해 7월까지 수확하게 되는 1년 농사다. 4월 이전까지의 수확량은 월 5~6톤 정도지만 4월부터 7월까지는 월 평균 12톤을 수확한다.
파프리카는 익는 기간이 추울 때(80여일)와 따뜻할 때(50여일)가 다르고 수확시기에 따라 매출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타 시?군에서는 작기 전환 시범사업 계획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하면 경주의 농업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농장에서 직접 사면 얼마?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는 파프리카 선별장이 없다.
시 농업기술센터 김정필 농촌지도사는 “단일 품목, 적은 물량인데 비해 라인설치비용이 너무 비싼 이유다”며 “시와 유통센터, 조합이 함께 자체 선별장을 만들자는데 공감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양남 파프리카는 경산에 있는 수출업체인 경북통상을 통해 전량 유통되고 있다. 그곳에서 선별된 파프리카는 70%가 수출되고 30%가 국내에서 소비 된다.
제철을 맞은 5월 3일 현재 직판 가격은 1.5㎏ 1만원, 5㎏(25~30개) 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농장 직판과 전화주문 판매도 한다. 그러나 적은 물량은 소비자가 택배비를 부담해야 하고 소포장은 손이 많이 가서 홍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가 인상과 물류비가 큰 부담
가장 큰 어려움은 난방비라고 한다. 면세유를 지원 받지만 유가가 올라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따뜻한 기온 유지가 관건인 파프리카는 5월인 지금도 밤에는 난방을 해야 한다고 하니, 유류비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대환씨는 “전기 열 히터 등이 있지만 시설비용이 많이 든다. 시에서 지원이 된다면 생각해 볼 일이지만 지금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조합에서도 유류비를 줄이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물류비의 부담도 적지 않다. 물량에 관계없이 1회당 물류비가 20만원인데 요즘은 한달에 4~5회 정도 운송을 해야 한다. 수확량이 있으니 썩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체 선별장이 있는 것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제정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경주시농산물유통센터에라도 선별장이 있다면 물류비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입을 모았다.
◈5ha의 파프리카농장 만들기 진행 중
GAP인증 받은 파프리카가 지역의 특산품으로 자리잡는 데는 7~8년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시작했다는 양남 파프리카 영농조합원들은 선진농법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는 교육과 공부를 하고 있다.
현 파프리카 농장 맞은편에는 이미 0.9㏊ 규모의 부지 확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12년까지 조합원들에게 1농가당 3천평을 주어 파프리카 전업농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5개년 사업이라고 한다.
5㏊ 규모를 자랑하는 파프리카 농장이 만들어지고 신기술 도입과 현장기술, 시설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면, 수출량 증대로 농가 소득 향상과 내수시장 확대 출하로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양남 파프리카 영농조합 054) 777-3414]
화려한 색상을 눈으로 먼저 먹는 파프리카로 건강한 여름을 준비하는 센스, 어떠하신지...
황재임 기자
사진=최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