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난분분해도 여전히 꽃은 피어나듯이 4월의 경주는 시를 향한 열망들이 지치지 않고 피어난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불국사 등산로 입구 청마시비 앞에서 열린 청마백일장에는 초등학생에서부터 나이 지긋한 주부들까지 참석해 실력을 겨루었다.
경주문인협회(회장 김홍주)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청마 유치환 선생을 추모하고 아름다운 시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올해 29회를 맞았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친 수상작은 당일 발표됐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대학일반부=최우수상:황외순(경주시 동천동), 우수상:손은혜(경주시 충효동), 한상옥(대구 수성구), 조재형 (경주시 황성동) △고등부=최우수상:정연주(경주여자정보고 3-5), 우수상:이원정(경주여자정보고 3-1), 이나영 (선덕여고 3-1), 김수지(근화여고 2-5) △중등부=최우수상:송명주(경주여중 3-4), 우수상:박재홍(경주중 1-4), 김홍비 (울산서여중 2-6), 김수연(계림중 1-8) △초등부=우수상:조민주(용황초등5-7).
황명강 기자
■대학 일반부 최우수상 당선작■
남산에 올라
황 외 순 (동천동)
부채살처럼 고옵게 펼쳐진
봄 햇살 위로
하늘이 내려와 살며시 무등을 탔다.
삶의 언저리 어디메쯤,
누덕누덕, 해진 한숨사이로
젖은 공기가 목을 죄듯 그렇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햇살은 그렇게 석불 뒤로 몸을 숨겼다
꺼이꺼이, 토해진 솔숲의 울음을 타고서.
어느새 뚝뚝
솔가지가 짜내는 푸른 눈물
흥클어진 내 마음을 빗질하고
온화한 부처님의 미소를 담아 주었다.
세월이 흘러도 마음은 꽃봉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