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상 섭 (대구대학교 시설부처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에 실시한 생활서비스 종합실태조사 및 진단결과 서울시 노원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측정지표는 교육, 의료, 복지, 문화, 주거, 환경, 기초인프라 등 7개 부문에 23개 세부 영역으로 구분하여 평가했다고 한다. 이 평가에서 경주는 종합평가 공동 87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고 문화부문에서 1등급 지역으로 평가 받았을 뿐이다. 경북의 지자체 중 포항이 공동 17위, 구미가 35위, 경산과 안동이 69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볼 때 경주를 자랑스런 고향이라고 자부해 온 출향인으로서는 의외의 수치였다. 얼마전까지 경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택한 “노후에 가장 살고 싶은 고장”이었다. 경주가 처한 현실을 우리 모두가 직시하여 신라 천년의 영광을 재현시키기 위한 고민을 해본다면 우선 인구가 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주시가 직접 나서서 경주를 실버산업의 최고 투자처로 개발해, 은퇴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편안한 여생을 즐기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경주는 국내외 은퇴자들이 모여들게 할 많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해 실버산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인프라 구축의 선행을 적극 주장해 본다. 경주시 전역을 면밀히 조사해 최적의 실버타운 조성지를 여러군데 선정하고, 단지별 단독 주거지와 공동 주거지로 구분해 입주자 선택의 폭을 넓히면 어떨까. 도로망 구축과 전기, 상하수도 시설 등의 기본시설은 물론 교육과 여가활동, 취미생활, 레저·스포츠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지원시설에 생필품 구매는 경주시에서 직영하는 공동 판매시설에서 원스톱 장보기가 이루어지도록 설계 되었으면 한다. 차별화된 홍보전략과 독립된 행정지원체계를 마련해 필리핀 은퇴이민청 이상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조직을 가동하고, 각 기관과 단체들은 합심해 은퇴 이주자들이 불편 없이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은퇴한 부모가 경주에서 살고 있으면 전국에서 그 자손들이 경주를 찾아 올 것은 당연한일 아닌가. 사람으로 넘쳐나는 활기찬 도시, 부유한 도시가 된 나의 고향에서 오랜 벗들과 또는 경주에 뼈를 묻고자 하는 이들과 자랑스런 노후를 보낼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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