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몇줄에 약간의 다과를 챙겨 대릉원으로 향하면 토요일 오후는 거뜬히 멋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대문 앞에서 소풍을 즐겨도 모자람이 없는 경주! 돌아보면 문화재 아닌 것이 없고 어느 한 곳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기에 이번 경주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Beautiful 경주 만들기’를 기대한다. 고적지 주변의 잘 정돈된 가로수나 꽃길에 마음을 뺏겼다가, 조금 벗어난 도심이나 외곽지로 향하면 이곳이 같은 행정구역인가 싶을 만큼 어지러운 광경을 목격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이번에 경주시가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에 걸맞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 읍·면·동 별로 지역실정에 맞는 행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경이 불결한 공한지나 주요도로변의 유휴지 등을 이용해 소공원이나 꽃동산을 조성하고 도심 주택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장 조성 등은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일련의 섬세한 행정이야말로 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관광객들에게는 경주가 진정한 문화도시임을 자각하게 해줄 것이다. 한가지 더 곁들인다면 가로수 식재나 꽃길 가꾸기 등에 있어, 주위 환경에 알맞은 종류를 꼼꼼히 따져서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주 외곽지 도로변에 많이 심은 루드베키아와 같은 외래종의 경우 낙화시기에 흉물스런 풍경은 경주 이미지에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경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이기에 관리하기 쉽다는 이유로 아무 화초를 선호되어서 안 된다. 사람이든 꽃이든 낙화의 순간마저도 아름다워야 함은 긴 역사의 주인으로 자처해 온 경주인들이 깊이 새겨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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