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방문기(마지막회)●
두고온 땅을 돌아보며
분단 50주년이 훨씬 지난 지금 남·북의 현실은 서로가 인정하는 국가 체제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일념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필자인 나는 중국 두만강과 신의주 국경에서 북한 땅을 바라다 보았고 금강산도 다녀왔으며 2년전에는 평양 일대도 둘러본 적이 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직항선을 타고 황해도 연백평야를 넘어 서해안을 끼고 45분만에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했다.
그때 계절이 10월 4일 가을이었지만 그곳은 위도상으로 북쪽에 있어 가을걷이가 한창이고 아무런 변화도 차이도 없는 곳이었다.
넓은 국토를 가진 큰 나라에 비하면 우리 남북한은 면적이 23만평방킬로미터-미국의 한 호수에 불과한 땅이지만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슬기로운 문화를 지닌 세계 유일의 단일민족인 전통있는 나라이다. 땅덩어리가 작고 그 흔한 지하자원도 거의 생산되지 않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달러의 보고’라 불리우는 석유는 한 방울도 없는 나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강이나 목재나 그 밖의 값 나가는 광물도 없고 겨우 3차 산업의 주연료인 석탄만 조금 날 뿐이다. 모두가 값비싼 자원들을 외국에서 수입해 쓰는 궁핍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아서 외국가서 많은 기술을 배우고 익혀서 그 우수한 두뇌에, 타고난 근면성과 성실성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지 않은가. 세계 산업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 민족은 세계 사람들에게 놀라운 존재요 기적을 이룬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 조선산업, 자동차 생산은 세계의 최고 수준에 달했고 큰 나라들을 제치고 올림픽과 월드컵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룩했으며, 세계육상경기대회와 세계문화엑스포가 곧 열리게 되는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뛰어난 역사문화 뿐 아니라 우리의 스포츠 실력도 세계 10위권 안에 속하는 나라이다.
세계 어느 민족도 따라오지 못하는 최고의 자랑거리로는 양궁과 쇼트트랙 그리고 태권도이다.
그것 뿐만 아니라 마라톤, 베드민턴, 레슬링, 유도, 역도 야구 등도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남북이 하나되어 한나라로 통일된다면 7천만 겨례의 우수성은 세계가 이미 예측하고 있는 일이다.
세계 기능 올림픽 같은 것은 우리만이 가지는 지혜요 기술이요 기능이다. 세계사에 몇 되지 않는 분단 국가-이제는 모두가 하나되는 것에 시간과 초점을 맞추고 협조로 분단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 한핏줄, 한역사, 한문화 그리고 언어가 하나요 풍습이 하나인 우리는 하나가 되도록 세계인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철새만이 오가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껏 왕래할 수 있는 평화의 날을 하루 속히 앞당겨야 한다. 급하기보다 이제는 바쁘다. 육로로 통하는 개성의 대역사가 백두산으로 이어져서 부산서 기차타고 유럽으로 러시아로 동남아로 힘차게 떠날 수 있는 날을 간절한 마음으로 고대하며 과거의 묵은 감정 훌훌 털어 버리고 오직 하나되는 일에 모든 국민들이 열정과 사랑, 이해와 성취만이 있을 뿐이다. 언제 다시 오게 될런지, 떠나올 때 몇번이고 북녘땅을 뒤돌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