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방문기(11)●
송도삼절(2)
박연폭포
손 경 호
수필가/교육행정학 박사
송도삼절 가운데 셋째인 박연폭포는 우리나라 금강산의 구룡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함께 한국 3대 명폭의 하나가 된다.
개성시에서 북쪽으로 버스로 한 30분정도 가면 16키로 지점에 780미터 높이의 천마산이 있고 그 아래에 20미터의 장관이 이루어지는데 폭포물이 떨어지는 곳이 고모담으로 지름이 30미터나 되는 소가 있다. 그곳에서 떨어진 물이 모여 못을 만들고 그 못 주변에 범사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곳이 명승지로 불리우게 된 것은 자연경관의 아름다움도 잘 되어 있지만 이 폭포일대에는 고려시대의 이궁지와 관음사 약수터 그리고 만경대와 대흥사 등 많은 유적이 산재해 있다.
박연폭포가 폭포로서도 유명하지만 또 하나의 같은 이름인 경기도 민요의 하나로 일명 개성난봉가로 불리우는 박연폭포도 있다. 조선초기의 문신이요 음률가인 박연이 지은 민요 박연폭포는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사설을 서로 주고 받으며 부르는 경기민요이다.
리듬이 처음에눈 길게 끌다가 차차 짧게 세분되어서 마치 폭포에서 맑은 물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노래이다. 가사는-
박연폭포 흘러가는 물은
범사정으로 감돌아든다
(후렴) 에, 에헤야 에헤
에루와 좋고 좋다
어러함마, 디여라 내 사랑아
박연폭포 제 아무리 깊다해도
우리 양인의 정신만 못하리라
삼십장단애에서 비류가
직하하니
박연이 되어서 범사정을
감도네
-로 이어지는 일종의 사랑가이다.
박연은 조선 태종 5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집현전 교리를 거쳐 세종이 즉위하자 악학별좌에 임명되어 궁중악사를 맡아보았다고 한다. 호는 난계요 충북 영동 출신으로 본관은 밀양 박씨이다. 음률에 귀재라 불리우는 박연은 그 당시 불완전한 악기 조율의 정리와 악보편찬의 필요성을 조정에 건의하여 허락을 받고 편경을 만들고 자작한 율관에 의거 음율의 확실성을 확립했다.
그는 또한 조정의 조회때 사용하던 향악을 폐하고 아악으로 대체했으며 궁중음악을 전반적으로 개혁한 사람이다. 특히 박연은 대금에 큰 조예가 있었고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되고 있다.
그의 명성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인 영동의 초강서원에서는 지금도 제향을 올리고 해마다 ‘난계음악제’가 열려 그가 민족음악발전에 남긴 업적과 공헌을 잊지 않고 있다.
20미터가 훨씬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우람함과 그 낙차의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것이 마치 박연의 노래가락을 듣는 듯 무엇보다도 감회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