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 73되는 일이 없다
참 어려운 시기이다.
‘기존에 해 오던 일들이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노!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참 답답하고, 한숨 만 나와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분명히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동분서주했는데 왜 이렇게도 가혹하게 나를 팽게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매일같이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며, 직장의 궂은일은 내가 모두 했는데, 왜 내가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처우를 받아야 하는가. 나의 가정에서는 이러한 나를 보고 하숙생이라 하고, 우리집에는 아빠가 없다는 푸념을 듣고 있는데, 우리 아빠는 일하는 기계라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다 우리 가정을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런 보람이 이렇게 한순간 무너질 수 있는 것일까?’
먼 미래, 아니 가까운 내일의 자화상을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정말이지 막막하다.
이런 후회와 막연함을 호소하기 전에 다시 한번 나를 돌아 보아야 할 것 같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나 자신을 위해 이런 가까운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의 직장은 평생 노후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안정되었다고 믿었던 나의 직장도 언젠가는 나를 밀어 내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필요로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퇴직 이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답은 명쾌하다. 준비하는 것이다. 나의 미래와 나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
20여년의 공부 끝에 얻은 나의 직업이지만 퇴직 이후 살아갈 날이 지금의 직장 근속기간보다 더 길지 않은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선 시간에 대한 재분배가 필요하다. 직장과 가정, 그리고 나의 미래를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는 확장이다. 관심분야를 넓히고, 좀 더 깊게 관찰하고, 이것이 나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요행과 확률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세번째는 관계성의 고착이다. 지금의 대인관계에서 나와 함께 가야 할 사람을 찾아 그 관계를 더더욱 견고히 고착하는 것이다. Give and take! 대인 관계도 자신이 주는 만큼 되돌려 받을 수가 있다. 사소한 관심과 마음에서부터 물질적 지원까지 모든 것은 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노후를 준비함에 있어 시간에 대한 재분배와 확장, 관계성의 고착이 이루어진다면 분명히 나의 노후는 보다 투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무자년 한해 동안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 중에 자신에 대한 투자를 강력히 권고하며, 지금의 나에서 내일을 볼 수 가 있다.
신라직업전문학교 박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