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한이 담긴 우리의 옷
소호공방을 찾아서
‘어린 시절 꽃을 꺾으며 놀다 언덕 위 코스모스 사이로 들어가 누워서 보는 청명한 하늘, 코스모스를 좋아했고 강아지풀을 꺾어 물들였다. 산과 들, 자연이 나의 스승님이다’
간혹 오래된 삼베 무명천을 바라보면서 예날 사람들의 노고와 일상생활의 멋이 보인다.
우리 옛 여인네들은 식구들의 옷 또는 품 삭을 벌기 위해 삼베와 목화를 심고 실을 만들어 옷을 만들기도 입기도 하고 팔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나일론 및 합성소재의 다양한 천을 소재로 하여 옷을 입기 때문에 여인네들의 한을 알리 만무하다.
소호공방(포항시 대이동 시청 옆) 아담하고 어딘가 어지러운 듯 하지만 나름 질서가 잡혀 있는 작업장 겸 매장이다.
어렸을때부터 남 다른 게 자라온 탓에 손끝하며 발끝에 자연스러움이 풍긴다. 투박하고 소박한 소호 김해숙(안강 출신)의 우리 생활 옷은 소호의 인생을 담은 듯하다. 그가 만든 옷은 세상에 하나뿐이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디자인라고 할 것 없이 손가는 데로 마음 가는대로 옷을 만들어 그 옷은 세상에 하나뿐이다 아무리 해도 같은 옷은 나오지 않는다.
살아온 삶과 생활 역사가 담겨 우리 옷은 더욱 정감 가서 우리 옷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우리 옷 예찬론자 이다. 무명, 삼베, 광목 등 손수 바느질로 수를 놓고 그 옷에 그림을 그린 우리 옷으로 2006년2월에는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패랭이꽃을 그리며’란 주제로 우리 옷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오늘도 무명 삼베 우리 옷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한 달 번 돈을 모두 투자해 마련한 옷감 받아와 그는 밤새 꽃무늬 자수와 그림을 그린다.
그는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배운 자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 신이 나 흥미를 갖게 되어 옷을 하나하나 만들어 입다보다 보니 흥미도 있고 우연히 춤 복으로 입었던 옷이 인기를 얻게 되어 주문이 들어와 전문적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공부 하지 않았고 무엇이던 한번 보면 옷에 대해서는 기억력과 창의력이 남들과는 어릴 적부터 달라 옷을 만들기만 하면 시선을 받아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는 김해숙씨는 “하지만 대중성이 부족하여 아쉬우며 우리의 멋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제무대에서 전시회를 여는 게 꿈”이라 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우리 여인네들에게 소박한 우리 옷을 입히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소호 김해숙 그의 꿈이다.
이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