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이’ 천연기념물로
경주시가 신라시대부터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살았던 토종개 ‘동경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 것은 주목을 받을 만하다.
동경이는 경주지역에 사는 개라는 뜻의 ‘동경구’, ‘동경견’, 그리고 꼬리가 마치 사슴처럼 짧다는 의미의 ‘녹미구’라는 이름으로 동경잡기를 비롯한 각종 옛 문헌에 기록되어있는 경주지역의 토종개로 알져지고 있다. 고문헌 외에도 동경이에 대한 사료는 다양하다.
경주지역의 각종 고분에서 출토된 동물 토우 가운데 5~6세기 때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동경이로 추정되는 토우가 다량 출토되었고, 1926년 황남동 고분군 발굴현장 사진과 1930년대 울산 학성관 종루를 배경으로 한 사진에 동경이가 찍혀 있는 것으로 미루어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신라 때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동경이의 존재가 확인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전래되고 있는 토종개 가운데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제53호)나 삽살개(제368호), 풍산개(조선총독부, 북한에서 지정) 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지닌 토종개로 평가된다.
현재에도 경주지역에는 30여 가구에서 130여두의 동경견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경이가 신라시대부터 경주지역에 살았던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성을 지닌 순수 토종개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지역의 관심도 극히 낮았었다. 그러다보니 사양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잡종이 양산되고 순수 혈통의 동경이가 멸종위기에 이르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서라벌대학이 동경이의 존재가치를 발굴하고 동경이의 혈통을 지키고 알리는 일을 위해 ‘동경이보전연구소’를 설립하여 활동함으로써 동경이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급기야 천연기념물지정을 위한 사업에 들어가는 성과를 이룬 것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아직 천연기념물 지정까지는 역사성과 학술적 뒷받침, 혈통고정과 개체수 확보 등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경이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역사도시 경주의 위상제고에도 보탬이 될 뿐 아니라 경주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뜻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