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개 동경이를 천연기념물로
혈통보존 육성에 박차, 2011년 지정 목표
경주시는 지난 26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관계 공무원을 비롯한 학계, 사육농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경견’ 혈통고정을 위한 학술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시는 동경견 혈통고정을 위한 학술연구 용역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동경견 혈통보존 육성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역사기록에 등장=경주개 동경이는 고문서나 경주지역에서 발굴된 동물 토우, 1900년대 영상자료 등에 기록되어 있다.
동경잡기(민주면 1669년 현종 10년)에는 ‘신라시대 때 국도(경주)는 북쪽이 허하여 여자들이 머리를 틀어 올렸고 이를 북계라고 하고 이곳에 개도 꼬리가 짧았다. 세인들은 이 개를 동경구라 하였고……’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주연문장전산고(이규경 19세기 중엽)에는 ‘노루새끼 개 즉 꼬리가 짧은 개라하고 영남 경주부에 있는 꼬리 짧은 개를 옛날 이름은 동경구이며 녹미구도 꼬리 짧은 개를 말한다’고 되어있다. 이밖에도 성호사설(이익, 1740년), 증보문헌비고(홍봉한, 1770년), 낙하생집(이학규, 1800년경) 등에도 동경구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개가 장식된 신라 5~6세기 출토 토기편에 동경이 모양의 동물 토우가 등장한다. 영상자료로는 1926년 황남동 고분군 발굴현장에 동경이가 보이는 사진이 있다. 표준 국어대사전(1999년, 국립국어연구원)에는 ‘동경이’를 ‘예전에 경주에서 주로 키우던 꼬리가 짧은 개’로 표기하고 있다.
▶동경견의 특징=동경견은 꼬리가 없거나 있더라도 5cm미만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성격이 온순해 사회친화성이 좋으며 주인에게 복종심이 강할 뿐만 아니라 사냥 능력이 매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경주지역에서는 30여호에서 130여두의 동경견을 사육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추진=시는 작년 10월부터 이 달까지 4개월동안 서라벌대학 동경이보전연구소(소장 최석규)에 용역을 의뢰해 동경견의 역사적 사료조사, X-ray검사를 통한 표준체형조사, DNA 추출을 통한 유전적 혈통계보 분석 등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그리고 2008년까지 학술적 증명, 2009년까지 개체수 확보, 2010년까지 표준체형 혈통고정을 한 후 2011년까지 동경견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받아 관광상품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동경견을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아 지역을 대표하는 우수 토종견으로 육성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올해도 1억1천여만원을 투입해 체계적이고 친환경적인 사양관리를 위한 종견사육시설을 건립하고 DNA분석을 통한 혈통고정사업 및 개체수 확보를 위한 사양관리비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이 2006년 12월 발간한 ‘축양동물 실태파악 및 관리체계개선 방안 연구’ 중 천연기념물 분과위원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재래개의 경우 세계애견연맹에 등록된 품종만 335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는 점과 인위적으로 작제가 용이하다는 점을 참고해 세계애견연맹이나 영국 캔넬클럽에 등재해 인증받는 것을 권고한다. 다만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판단되는 아주 특이한 동경이 같은 경우는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이 경우 혈통이 확실히 고정되고 개체수가 충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체계적인 관리 시급=이날 보고회에서 현재 동경이의 사양관리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석규 소장은 △장기간 근친교배에 의한 문제점 표출 △무분별한 분양판매로 혈통고정과 개체수 관리의 문제 △브랜드화에 대한 훈련적기 소홀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는 앞으로 △2008년=해부학적 학문이론 정립, 동경이 보존협회 활성화, 번식 종견발굴 및 확보(1차 번식군 선정), 동경이 전람회 개회(경주시민의 날인 6월8일) △2009년=2차 번식대상군 선정, 사양관리시스템 구축(DNA, X-RAY, 사육시스템), 사육시설 구축, 천연기념물 조건 검토, 학술대회 및 동경구의 체형 표준화 작업 △2010년=개체수 80% 확보 및 천연기념물 신청, 3차 번식대상군 선정, 사육시스템 구축(사육자 교육프로그램 운영), 혈통서 발급 시스템 구축 △2011년=천연기념물 지정, 분양실시, 사육농가에게 사양관리 및 기술이전, 동경이 보전협회(혈통관리, 육종연구, 훈련) 등의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