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의 감동과 소망 무자년 정월 대보름달이 불그레한 모습으로 맑은 동녘 밤하늘에 두둥실 떠올랐다. 갖가지 소원이 적힌 수천의 소망기를 매단 서천 강변의 거대한 달집이 불길에 휩싸인 채 힘차게 타 올랐고, 경주시민의 소망도 불길을 타고 달님에게로 날아올랐다. 두 손을 모은 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가슴에도 활활 소망의 불길이 함께 타올랐다. 지난 21일 서천 강변에 경주문화축제위원회가 준비한 경주정월대보름잔치에서의 달맞이 광경이다. 우리 민족의 명절 가운데 하나인 정월대보름은 한해를 시작하는 시기로 다산과 풍요 등 안녕을 기원하는 각종 의식이 행해졌다. 대부분의 마을들이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정성껏 지냈고,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또 정월 보름날엔 액운을 막기 위한 지신밟기와 소망 연날리기, 풍요를 기원하는 줄다리기, 윷놀이,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들이 행해졌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정월 대보름은 큰 명절로 꼽혔으며 마을마다 다양한 전통놀이가 펼쳐졌다. 이러한 민속놀이 가운데 백미는 역시 정월 대보름날에만 할 수 있는 달집태우기일 것이다. 동네 아이들이 볏짚과 대나무, 새끼, 낫, 성냥 등 달집짓기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겨 일찌감치 마을 뒷산 봉우리에 올라 달집을 짓고 달을 기다렸다. 달이 뜨면 소원을 빌며 큰절을 하고는 불을 지폈다.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기원을 다짐하는 의식은 참으로 장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놀이들이 차츰 사라지고, 정월대보름의 의미마저 희미해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그 감동을 다시 맛보게 한 정월대보름잔치는 감동의 현장이었다. 경주시민의 소망과 함께 타올랐던 달집의 불꽃처럼 경주발전과 경주시민의 무사안녕의 무자년 한해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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