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고디(다슬기)가 가득했는데, 올 여름에는 구경도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들을 보면 한숨짓는 주민. 산내면 내칠리 박다마을 앞개울 살얼음 아래 물고기들이 뒤집어져 허연 배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잠을 자는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죽어 있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들도 봉변을 당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15일 오전 박다마을 인근의 대규모 돈사에서 분뇨처리용 약품이 하천으로 대량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돈사 관계자에 따르면 유출된 용액은 모두 3톤으로, 분뇨처리용 응집제인 염화제2철을 담은 탱크에 틈이 생겨 강산성의 용액이 배수로를 타고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약품의 철 성분으로 인해 하천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강한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평소 수질 오염과 악취에 시달려 왔다고 하소연하던 인근주민들은 사건이 발생하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한 행정적인 처벌은 어려울 듯 하다. 경주시 환경보호과 오수관리 담당자는 “이번에 유출된 염화 제2철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존에 관한 법률’에 의해 수질오염물질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 처벌할 만한 규정이 없다”며 “쉽게 생각하면 세제를 물에 풀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대부분 분해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불편에 대해서는 주민대표와 업체대표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돈사는 돼지 1만2천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대규모 돈사로 15일 축산 전반에 대한 조사과정 중 처리시설 변경허가 미필로 인해 검찰청에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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