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 부대장 김명호 수봉산우회는 1997년 경주중·고 16·7기 동문들이 만들어 2년여(회보 23회, 산행 40회)동안 경주 근교의 산을 대부분 산행 해 오다가 동문 전체의 산행 단체들을 수봉산우회 하나로 모아서 결성하고, 매월 정기산행과 특별산행을 통해 동문간에 우의를 돈독히 하며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1월 정기산행이 13일 팔공산 동봉으로 결정됐다. 모두들 일찍 채비를 하고 부산을 출발한다. 동화사 후문 주차장에 도착하니 팔공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B조 내려주고 3분 가니 수태골 표지판이 우리를 맞는다. 휴게소를 지나 산 입구에서 아이젠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으로 보아 눈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상쪽 봉우리는 하얀 머리를 이고 근엄한 자세로 겨울산의 품위를 지키고 있다. 10시 도착, 5분에 출발. 넓은 산행길에 반가운 눈을 즐기려는 등산인이 비좁을 정도로 많다. 30분 오르니 설화를 자랑하는 겨울나무가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를수록 눈이 많고 미끄러워 주의를 요구한다. 모두가 눈산을 처음 오르듯 동심으로 돌아가 웃는 얼굴로 추위도 잊고 있다.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올라 작은 능선에 따뜻한 차를 파는 조그마한 천막에 이르니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곳과 합류한다. 10분 정도 오르면 삼거리 표지판이 나온다. 왼편은 서봉으로 오른편이 동봉 가는 길이다. 여기서 오르막길을 7~8분 오르면 능선 가까운 곳 왼편으로 공간이 있고 마애불이 있는 곳이다. 팔공산 능선에 올랐다. 땅과 나무 모든 것이 순백의 향연에 빠져 들고 있다. 설화만 있고 세속은 구름에 가려 없는 또 다른 세상, 설국(雪國)이다. 겨울이 만들어 낸 천국, 하얀 눈으로 꾸며낸 순수의 나라 여기서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11시 30분 비로봉에 도착. 마애불 앞에 참예를 하고 그 옆에서 새해 시산제를 준비해 올린다. 2.5m정도 높은 마애불. 동남으로 향하는 갓바위와 달리 북서로 향하는 불상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약간 기울인 모습이 토라진 새색시 같이 귀엽다. 사람들이 갓바위만 찾고 자기는 찾지 않아, 등을 돌리고 삐친 표정이 역력하다. 12시 30분에 음복을 끝내고 20cm 정도 쌓인 눈을 밟으며 미끄러운 능선길로 동봉을 오른다. 계단길에는 눈이 덮여 있고 손잡이마저 얼어버려 더욱 조심스럽게 오른다. 동봉(1천156m) 좁은 정상에 눈을 즐기는 등산객이 발들일 틈도 없이 붐빈다. 모두가 경탄과 조바심에 발걸음을 더듬거린다. 바위 위로 눈이 얼어 얼금얼금 할 수밖에 없다. 염불봉 가는 것은 눈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하산해 동화사 주차장으로 떨어지기로 한다. 20여분 내려가다가 수태골과 염불암의 갈림길에서 염불암으로 안내를 하고 800m를 하산해 염불암에서 눈이 없는 곳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가족적으로 하고 나서(1시 45분) 계곡을 따라 동화사쪽으로 하산한다. 30분 정도 내려오니 동화사 절이 보이고 오른편 언덕길을 넘어 주차장으로 하산한다.(3시 10분) 가까운 산에서 눈 산행을 멋지게 했다. 다들 눈 산행에 만족하는 얼굴이다. 온천관광호텔에서 목욕을 하고 후식으로 떡만두국을 끓여 한 그릇씩 나누어 먹었다. 눈 덮인 팔공산을 바라보며 새해 첫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나니 떡국 한 그릇 맛이 더없이 좋다. 술도 한잔하고 어스름이 내릴 때 부산으로 향한다.(5시 40분) 부산동창회 황병률 회장님을 비롯해 박철수 산우회 회장님, 신오룡 산행대장과 일흔넷 이수길 선배님 내외까지 41명이 팔공산 동봉 눈산을 무사히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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