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번영의 길 손 경 호 수필가/교육행정학 박사 개성공업지구 개발 계획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개성에 오기전에 알지 못했던 광범위한 사업에 모두가 놀랐다. 과연 그 사업이 성공할까 북측만 살찌우는 것이고 퍼주기식 사업으로만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 판단이 아닐까 하는 분분한 의견들이 많았다. 어떤 방문객의 지론은 지금 우리의 현실로는 당장 통일되는 것은 벅찬 일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철조망만 걷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북측에도 자생할 수 있는 기반산업들이 조성되어 함께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 중 대사업이 전개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단계별 개발계획만 하더라도 그 규모와 예산이 엄청나다. 1단계 사업이 조감도에도 나타나 있지마는 100만평 단지에 건설비용만 2천205억원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자금조달, 설계, 감리, 분양을 책임맡고 현대아산(주)가 시공사다. 봉제, 신발, 가방 등 노동집약 업종 중심의 공단을 조성하자는 것이고, 2단계는 세계적 수출기지육성을 위한 기계, 전기 전자 등 기술집약적 공단을 만들기 위한 계획안이 수립되어 있다. 3단계 사업의 주요역점은 아이티(I.T), 바이오 등 첨단 산업분야의 복합공단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와 현대 측의 마스터플랜이다. 방문객 대다수들이 어안이 벙벙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역사에 그저 마음만 들뜰 뿐이다. 무턱대고 돈이나 물자만 대주는 것이 아니고 평화를 위한 번영의 길을 더불어 개척하자는 뜻에는 모두가 공감이 가지만 그 과정과 결과에 따른 차질과 변수만 없다면 하나같이 찬성할 일이다. 2007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국민 대다수가 호응을 얻고 있는 이 시점에서 두정상이 손을 잡은 것은 한반도가 손을 잡는 것이고 온 국민이 손을 잡은 것으로 봐야하며 정부의 강한 의지도 국민을 위한 한발자국 진보라고 피력한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7년 만에 남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 한반도의 희망을 열었다. 정상회담이 열린 것도, 결실을 맺는 것도 모두 7천만 겨레의 뜻이 모여 함께 이룬 성과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가 향후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힘이 되도록 정부는 부단히 노력 해야겠다. 이상의 요지에 바램이 있다면 상호인식차이를 좁히고 신뢰를 더하는 것도 하나의 성과라는 대의에는 수긍할 만하다. 개성공단을 견학한 행사 중 가장 의미심장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모든 이의 가슴에 찬성과 궁금증이 함께 했으리라 느껴진다. 아마 북측의 기술로 지은 듯한 조립식 건물로 이동했는데 그곳이 바로 식당인 것 같다. 눈에 띠는 낯선 말과 북측스타일의 조형물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위생실이라고 적힌 곳이 화장실을 의미하며 채소를 남새라고 부르고 사인(sign)을 수표라 한다. 반세기의 세월이 남긴 언어의 변화에도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철조망 건너편 언덕에는 초등학교인 듯한 학교가 보이고 여기에서 하교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날씨는 여전히 차갑고 들판위로 지나는 바람이 점차 세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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