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한 시의원이 11일 경주시 2002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집행부 간부의 대답이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유리 컵을 던지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유야 무엇이든 시의원이 공무원 앞에서 자제력을 잃고 이처럼 행동한 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또 그동안 본지에서는 경주시 간부 공무원들이 시의회에 업무 보고를 할 때마다 대충대충 넘어가는 일에 대해 수차례나 이를 지적해 왔음에도 그동안의 행태가 결국 이번 사태의 빌미가 됐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그동안 경주시의회 내에서 이번 사태의 해당자인 P의원을 비롯해 일부 시의원들이 집행부의 안이한 업무 추진에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목소리를 크게 하는 것과 기물을 파손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금 경주시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는 해당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고 시민들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번 사태가 또 경주시의회 많은 의원들과 다수의 경주시 공무원들 간 반목의 골이 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당사자인 P의원이 하루빨리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최근 들어 경주시의회 일부 시의원들이 회의에 앞서 자신의 지역구에서의 활동을 더 중요시 하는 등 벌써부터 임기말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매번 회기 때마다 의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시간을 넘겨 개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다 지난 10일 기획행정위원회 일반안건심사와 예산심사에서도 12명의 상임위원들 중 4명만이 출석, 결국 회기를 연기를 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경주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때문에 의원 각자는 이같은 이미지 추락을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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