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단 시작노트 가멸사 가는 길 김우복 뱃속의 열기 다 밀어올린 활엽수들 늦은 오후 햇살 한마당 불러놓고 웅얼웅얼 뒤풀이 하는 산비탈 가멸사 가는 길 꽃 피고부터 나무들 흔들리는 여기까지 여태 그늘 속 붙박이로 있던 너에게 저 야생감나무마저 눅눅한 것들 벗어두고 가라며 저리 붉고 있나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입술 터진 지빠귀새 한 마리 나무에 울음 쏟아 붓는다 흔들리는 것은 나무만이 아니다 돌부리에 부대끼며 흐르는 개울물, 푸른 하늘 바람에 채여 흩어지는 구름 흔들리며 가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는가 지금 그대와 함께 걷는 이 길 시작노트 삶의 그늘 속에 갇혀서 한 해의 봄과 여름을 몽땅 소진해버린 사람을 알게 되었다. 가을이 한창 익어가던 날 함께 경주의 황룡곡에 있는 어느 절을 찾아가는 길에서 느낀 심경을 어설프게 적어보았다. 약 력 경북 청도출생 경주문예대학 수료 현 감포도서관 재직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