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연료 저장시설 공론화
경주시민 󰡒요식적이고 일방적인 세미나󰡓
국내외 원자력 분야 전문가 한 자리
방폐물처분장 및 사용후연료 국제심포지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 이하 한수원)이 개최하고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회장 박현수)와 한국원자력학회(회장 조남진)가 후원하는 󰡐2007 방폐물처분장 및 사용 후 연료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김종신 사장은 지난 4일 개회식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앞으로 있을 중저준위 방폐장의 착공에 대비해 방폐장의 안전성을 재확인 시켜주고 주민신뢰도를 높여주기 위해 열게 됐다󰡓며 󰡒사용 후 연료의 최신 기술개발 동향 등을 면밀히 살펴 공론화 기반을 구축하는 값진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던 경주방폐장지원사업 범시민연대와 월성원전 인근지역 주민대표들은 이튿날인 5일 경주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일방적인 진행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식 범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경주에 방폐장이 건설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 해두고 열린 것인데 정작 경주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진행에 그쳤다󰡓며 󰡒세계적인 전문 석학들이 왔으면 현재 경주가 처한 지진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고준위 폐기물 저장문제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주에서 상경한 관계자들은 󰡒이런 세미나는 마땅히 경주에서 열려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데 굳이 서울에서 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번 세미나는 우리가 꼭 들러리로 온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발표자로 나선 한수원 원자력발전기술원의 김창락 박사는 방폐장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10여 년 전부터 안전성 평가기술을 개발하였고 방폐물 처분사업 추진단계별 안전성을 확보하여 한국 방폐장의 신뢰성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아레바사의 Henry-Jacques Neau 부사장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일자리 중 20%를 원자력 관련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핀란드 올킬루토 방폐장이 위치한 유라조키 시의회 루칸더 의원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지역사회 공헌도에 힘입어 주민 59%는 고준위방폐장인 사용후연료 처분장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사례를 발표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지역정책연구소 이영찬 박사는 󰡐방폐장 유치이후 경주지역사회 발전적 변화에 관한 연구󰡑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로 인해 2020년에는 2005년 대비 인구 약 5만명, 사업체수 1만개, 주택수 약 2만8천호, 지역내 총생산액 약 6조원 및 주민소득은 약 2배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다.
사용 후 연료 문제를 거론한 한스 이슬러 스위스 나그라사 사장은 스위스의 경우 수차례의 주민투표를 거쳐 원자력 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사용 후 연료는 중요한 자원인 만큼 투명한 처리과정, 책임규제, 포괄적인 정보 전략과 모든 이해관련자들의 참여를 거쳐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희대 황주호 교수는 2004년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이 건의된 바 있으나 진전이 없다가 올해 다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입법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한수원은 또한 심포지엄 기간에 스위스의 방폐물 관리기관인 나그라(NAGRA)사와 방사성폐기물 관련 기술정보의 교환 및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그동안 수면아래 있던 사용 후 연료 처분시설 설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될 전망이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