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연료 저장시설 공론화를 경주시민 “요식적이고 일방적인 세미나에 그쳐” 국내외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방폐물처분장 및 사용후연료 국제 심포지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 이하 한수원)이 개최하고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회장 박현수)와 한국원자력학회(회장 조남진)가 후원하는 ‘2007 방폐물처분장 및 사용 후 연료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2005년 11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부지가 경주로 최종 선정된 후 착공에 대비하여 방폐장의 안전성 및 수용성 제고는 물론 향후 본격화 될 사용 후 연료 공론화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열렸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지난 4일 개회식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앞으로 있을 중저준위 방폐장의 착공에 대비해 방폐장의 안전성을 재확인 시켜주고 주민신뢰도를 높여주기 위해 열게 됐다”며 “사용 후 연료를 최신 기술개발 동향 등을 면밀히 살펴 공론화 기반을 구축하는 값진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던 경주방폐장지원사업 범시민연대와 월성원전 인근지역 주민대표들은 이튿날인 5일 경주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일방적인 진행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식 범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경주에 방폐장이 건설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 해두고 열린 것인데 정작 경주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진행에 그쳤다”며 “세계적인 전문 석학들이 왔으면 현재 경주가 처한 지진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고준위 폐기물 저장문제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주에서 올라온 관계자들은 “이런 세미나는 마땅히 경주에서 열려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데 굳이 서울에서 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번 세미나는 우리가 꼭 들러리로 온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발표자로 나선 한수원 원자력발전기술원의 김창락 박사는 방폐장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10여 년 전부터 안전성 평가기술을 개발하였고 방폐물 처분사업 추진단계별 안전성을 확보하여 한국 방폐장의 신뢰성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아레바사의 Henry-Jacques Neau 부사장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일자리 중 20%를 원자력 관련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핀란드 올킬루토 방폐장이 위치한 유라조키 시의회 루칸더 의원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지역사회 공헌도에 힘입어 주민 59%는 고준위방폐장인 사용후연료 처분장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사례를 발표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지역정책연구소 이영찬 박사는 ‘방폐장 유치이후 경주지역사회 발전적 변화에 관한 연구’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로 인해 2020년에는 2005년 대비 인구 약 5만명, 사업체수 1만개, 주택수 약 2만8천호, 지역내 총생산액 약 6조원 및 주민소득은 약 2배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다. 사용 후 연료 문제를 거론한 한스 이슬러 스위스 나그라사 사장은 스위스의 경우 수차례의 주민투표를 거쳐 원자력 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사용 후 연료는 중요한 자원인 만큼 투명한 처리과정, 책임규제, 포괄적인 정보 전략과 모든 이해관련자들의 참여를 거쳐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희대 황주호 교수는 2004년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이 건의된 바 있으나 진전이 없다가 올해 다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입법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한수원은 또한 심포지엄 기간에 스위스의 방폐물 관리기관인 나그라(NAGRA)사와 방사성폐기물 관련 기술정보의 교환 및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그동안 수면아래 있던 사용 후 연료 처분시설 설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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