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향
백리넘어 날아온 청량한 향기
청량산 다녀온 독자가 보내온 백리향 사진 한 장. 맑은 밤 몸 단정히 향 피울 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향연으로 살아나는 할아버지처럼, 해발 천 높은 산의 척박과 혹독을 이겨낸 청량한 향기 백리 넘어 날아온 그 사진에 묻어있다. 에밀레종에 돋을새김된 공양주의 병향(柄香)일까, 천마총에서 나온 금허리띠에 딸린 향주머니(香囊) 향일까, 부여 능산리 금동대향로에 피웠던 그 향일까. 질긴 생명력에 오묘한 그 향기의 백리향이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