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의 종합적 조사 연구 정비의 방향 제시 ‘경주 월성, 신라 천년왕궁을 찾아서’-학술심포지엄 경주시가 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 선도 사업으로 추진 중인 경주월성정비 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이 지난 19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경주시로부터 신라 천년왕궁인 경주 월성(사적 제16호)에 대한 종합조사와 정비를 위한 기초학술연구 사업을 용역 받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은 백상승 시장, 박영근 문화재청 사적명승국장,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월성 관련 연구자와 관계자 및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열린 월성 학술심포지엄은 작년 9월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월성 종합조사ㆍ정비를 위한 기초학술연구’의 대미로 논의된 여러 사항들은 향후 월성의 조사와 정비 사업에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경주 월성외곽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는 1984년부터 경주고적조사단에서 조사를 맡아왔으나 1990년 1월 이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주요 조사사업으로 16년간 연차적으로 발굴조사가 진행되어 왔다.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월성 외곽지역에서 10기 가량의 해자(垓子) 흔적이 확인되었고, 통일신라의 건물지가 다수 조명되었음이 밝혀졌다. 특히 2006년에 조사된 계림 북편의 건물지유적(황남동 123-2번지)에서는 대형건물지의 조직적인 배치양상과 황칠안료가 담긴 채 묻힌 지진구 등의 확인으로 인근에 위치한 월성이 신라의 왕궁(王宮)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장기간의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라 왕궁의 핵심부로 보이는 월성 내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연구자는 물론이고 신라 역사에 관심을 가진 많은 시민들의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공개 토론장으로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월성의 조사와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월성 내부에 대한 조사 및 활용의 방향을 학계와 관할 행정부서, 지역 시민단체가 함께 찾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다음은 발표 요지 ▶장경호 문화재위원/경부 월성의 조사연구와 역사적 의의=신라의 궁성 가운데 그 위치가 분명하고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은 월성이다. 문헌상에는 월성 이외에도 금성, 신월성, 만월성 등이 보이고 있으나, 이들 각각의 궁성 혹은 궁궐의 구조 및 배치와 같은 구체적인 실상을 밝힐 수 있는 현전 문헌자료는 부족하다. 절대적인 문헌자료의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발굴조사도 월성 내부는 물론 다른 궁성유적에서 실제로 진행된 바가 없다. 다만 월성 외부의 해자와 일부 외곽지역에 대한 발굴이 진행되었는데, 이를 통하여 신라 궁성의 실체에 접근하기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다. 최근 월성 내부의 지표조사와 그 일부 지역에 대한 지하 물리탐사 결과, 11곳의 문지와 대형 건물군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물리탐사 결과만으로도 월성 내부 건물군의 배치와 구조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월성 유적의 과학적인 정비 계획 수립과 실천, 신라 왕경의 핵심인 월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홍보의 실행, 마지막으로 월성 조사연구를 담당할 전담기구의 조직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덕재 경주대 교수/신라의 왕경과 왕궁=금석문이나 문헌기록을 통하여 통일기에 신라인들은 왕경을 금성이라고도 불렀고, 또 그것은 6부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6세기 전반에 기존의 원사로국 지역을 왕경으로 재편했다. 중대 왕도의 범위(길이 3천75보, 너비 3천108보)는 6부로 이루어진 원사로국의 영역에 비하여 훨씬 좁은 면적에 해당하는데, 이것은 통일기에 왕경(왕도)의 범위를 경주분지를 영역으로 하는 범위로 축소 조정하였음을 반영한다. 하대에 이르러 왕경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그 영역이 확장됐다. 이러한 신라 왕경의 핵심인 월성에 위치한 왕궁을 대궁이라고 불렀고, 이밖에 중고기에 창림사터에 위치한 궁궐을 사량궁, 금성의 옛 궁궐을 양궁이라고 불러 중시하였다. 문무왕 19년(679) 안압지에 왕궁의 부속 궁궐로서 동궁을 짓고, 이어 왕족이 늘어나 왕궁이 비좁게 되자, 국립경주박물관 부지에 남궁을, 월성 북쪽의 첨성대와 안압지 사이에 북궁을 새로 건립하여 왕궁의 범위를 확장했다. 월성 바깥의 동궁과 남궁·북궁, 그리고 계림에서 첨성대 사이에 위치한 관아건물들을 망라한 범위를 토장성벽(土墻城壁)을 둘러 민가와 구분하였는데, 신라인들은 월성과 그 바깥의 확장된 영역을 아우르는 토장성벽을 연결하여 만월성이라고 불렀다. 이 글에서는 문헌상 단편적으로 확인되는 신라의 왕궁과 관련된 시설(전각, 문, 창고 등)들을 망라하고, 현재까지 이루어진 월성 주변 유적의 발굴성과를 면밀히 추정하여 왕궁으로서의 월성에 대한 복원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월성 내부에 대한 발굴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지 전개상의 한계는 존재하며, 이는 월성 내부의 발굴이 진행되면서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방룡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신라 도성유적의 발굴과 연구현황-월성을 중심으로=지금까지 발굴조사와 물리탐사를 통하여 밝혀진 월성 정궁의 건물배치를 보면 토성 안쪽에는 추정 대궁이, 이를 중심으로 동쪽에는 동궁, 남쪽에는 추정 남궁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서쪽에는 유물이나 문헌에는 없으나 방향으로 보아 서궁이라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문헌상의 ‘북궁’의 명칭으로 보아 재성(在城, 월성의 다른 이름) 내 북쪽에 있거나 전랑지(殿廊址)를 지칭하였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추정 대궁을 기준으로 붙여진 명칭임은 사실로 보인다. 전랑지와 월성 사이에는 주작대로(朱雀大路)는 아니지만 전랑지 남문과 월성 북문과 연결되는 비중 있는 도로가 있었을 것이다. 기록에 여러 번 나오는 북문은 월성 토성의 북쪽 출입문이 아닌 남북도로와 연결되는 지점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는 전랑지 남문에서 월성 사이의 앞서 언급한 인왕동 556?566번지 유적지가 민간건물이 아닌 관아시설 또는 궁성과 관련 있음이 확실하다면 더욱 그렇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월성 서쪽의 궁역은 대체로 월정교가 기준이 되어 남북 직선으로 경계를 정하였다고 보여진다. 기록에 의하면 무열왕대의 요석궁이나 신문왕대의 국학이 들어서 있을 만한 공간은 월정교에서 남북방향의 경계로 보았을 때 바깥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귀정문은 월성 서쪽으로 출입하던 주 출입문으로서 북문과 마찬가지의 기능을 했다고 보여 짐으로 인왕동 556·566번지 유적지 또한 요석궁과 국학이 궁역 밖에 위치하는 것과 같이 북문 밖에 있었던 관아시설 내지는 월성과 깊은 관련이 있었던 시설이라고 생각된다. ▶장호수 충북문화재연구원 부원장=경주 월성의 정비 복원 및 활용방안=이 발표는 먼저 역사유적과 지역사회의 관계성을 염두에 두고서 유적 정비(복원)의 의미, 활용 원리, 방법 등을 살펴보고, 나아가 문화재 활용의 원리와 방법까지를 원론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외국의 사례를 언급하였다. 이렇게 다루었던 문제들을 기본 토대로 하여 ‘월성’이라는 유적의 정비 및 활용 방안을 나름대로 제시한다. 정비 방안으로는 단기적으로 유적의 훼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성 내부 산책로 조정, 성벽 위의 통행 제한, 불량시설물 철거, 구역 범위의 지정 등을 실시하여야 한다. 중장기적인 정비 방안으로는 먼저 월성의 권역을 확보하여야 한다. 궁성의 범위는 월성 내부만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도로망의 조정, 해자 유적의 조정, 접근로 확보 등을 통하여 정비 및 복원 대상이 되는 권역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라 월성 당시의 경관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성벽 위와 성 내부에 자생하는 수목들에 대한 처리 방안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월성의 정비 복원의 과정을 거쳐 세계주의 또는 보편주의의 시각에서 월성의 상품가치를 적극적으로 부각해 활용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월성 관련 콘텐츠의 개발과 유적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함께 개발해야 한다. ▶오현덕·신종우(이상 묵립문화재연구소)·정태은 국립경주문화제연구소 학예연구사/경주 월성 내부의 지하물리탐사 중간보고=지난 2004년과 2006년에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바 있다. ‘월성 종합조사·정비를 위한 기초학술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2007년의 물리탐사는 월성 내부 전체 지역을 목표로 현재까지 전체 면적의 45% 정도를 진행했다. 이 발표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물리탐사 결과를 중간보고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에 사용된 물리탐사법은 GPR(Ground Penetrating Radar, ‘땅속을 투과하는 레이더’라는 의미로 해석됨) 탐사이며, 이 방법을 통하여 지하 매장물체의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월성 물리탐사의 결과 대형건물지의 적심군들은 물론 전체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적심군이 정연하게 남아 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유구의 중복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리=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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