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세상
타래난
벌 나비 부르는 지혜로운 진화
“왜 사냐.” 존재의 이유조차 궁금해지면 멍하니 하늘 쳐다보는 대신 동대산에 오른다. 무덤가 꽃분홍으로 꽃대 쑥 뽑아올린 타래난 만난다.
꽃대 가운데 두고 일곱 송이 마다 한번씩 타래져 감고 올라오며 효과적으로 꿀벌 나비 꼬이는 기막힌 진화(進化)를 본다. 무덤에 피면 후손 인생 꼬인다며 파낸다 하지만, 팔자란 어차피 내가 만들어가는 법인데, 아름다운 타래난에다 괜스레 화풀이하는 건 또 무슨 이율까.